대북제재 품목 실어 나르는 北 영사관 차량…제재망에 구멍 낸다

제지 없이 세관 거치고 통관비도 아끼는 제재 회피 최적 수단…9차 당대회 기간에도 북중 국경 오가

화물트럭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의 관용차량이 대북제재 품목을 실어 나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9차 당대회 기간에도 북한 영사관 차량은 제재 대상 품목을 싣고 북중 국경을 빈번하게 드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복수의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수출입이 금지된 농수산물, 광물, 공산품 등을 관용차량으로 실어 나르면서 제재망에 구멍을 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북한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9차 당대회 6일차 회의가 진행된 지난달 24일에도 북한 영사관 차량이 제재 대상 품목을 싣고 랴오닝성 단둥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여러 차례 오갔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날 해당 차량이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여온 물품은 북한산 담배, 인삼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산 인삼이 중국으로 대거 반출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데도 수요가 많아 무역대표들이 중국으로 인삼을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영사관 차량을 통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반출되는 물품은 해삼, 인삼과 같은 농수산물, 담배·술 등 공산품, 은·금광석을 포함한 광물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와 2397호 등에서 명시한 수출입 금지 품목에 해당한다.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 차량은 지난 2020년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로 북중 국경을 봉쇄했을 때도 제재 품목 운반에 이용됐다. 특히 올해 들어 북한 당국이 당대회 등을 계기로 국경 지역의 밀수를 강력하게 통제하면서 북한 영사관 차량이 더욱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제재 품목 운반에 쓰이는 북한 영사관 차량은 주로 화물 적재가 용이한 소형 트럭이나 승합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영사관 차량이 제재 품목을 실어 나르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세관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에 대한 검사를 꼼꼼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게 제지를 당하지도 않을뿐더러 통관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제재 회피의 최적 수단으로 꼽힌다.

이는 북한 영사관과 무역대표들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무역대표들은 영사관에 일정 금액의 운송비를 지불하고 제재 물품을 실어 나르고, 영사관은 이를 통해 자체 수익을 챙기는 공생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영사관 차량의 운행 빈도는 한층 높아졌는데,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향후 국경 통제를 완화하더라도 영사관 차량을 활용한 제재 품목 반출입 행태는 더욱 과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소식통은 “영사관이 자체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차량을 내주고 있다”며 “수익을 위해 영사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역대표들에게 차량을 제공하며 제재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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