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보내느니 차라리 이혼”… 입대 앞두고 부모들 ‘위장 이혼’ 급증

러시아 파병·전사자 보도 이후 부모들 불안 증폭되면서 아들 입영 면제시키려 이혼하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수여식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수여식에는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지휘관, 전투원들과 열사들의 유가족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초모(입대) 시기가 다가오자 부모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국이 매체를 통해 러시아 파병과 전사자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한 이후 “어떻게든 군대에 보내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진로는 사실상 집안 배경에 따라 결정되는데, 부모들은 자식이 혹여나 군대에서 해외 작전에 투입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어떻게든 대학 진학 등의 방법으로 군에 보내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군입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대학 진학, ▲간염이나 결핵 같은 전염병 보균자, ▲신체적으로 장애를 가진 경우 등 세 가지뿐이다.  

특히 부모가 이혼을 했을 경우도 보통 입영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가정혁명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고급중학교 담임 교원과 청년동맹 조직이 해당 학생의 도덕적, 정치적 품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부모가 이혼을 했더라도 군대에 입대해야 한다. 

문제는 자녀를 대학에 보낼 형편이 안 되는 가정에서 군입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의 이혼뿐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군입대를 앞둔 자녀가 있는 가정이 위장 이혼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난해 9월 함흥시 사포구역에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갑자기 이혼한 가정이 있었다”며 “명백한 입대 기피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군 입대를 피하기 위해 허위 진단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은 이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허위 진단서를 제출할 경우 발급한 의사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의사들도 나서지 않는다”며 “가짜로 질병을 만들어 낼 수 없으니 부모가 이혼을 해서라도 아들의 군 입대를 피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북한 주민들이 입대를 기피하는 것은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해외 파병으로 희생된 군인들의 영상과 영정 사진을 접한 뒤 부모들의 불안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자식을 가슴에 묻고 좋은 집에서, 그것도 일가친척도 없는 평양에서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해외작전에 끌려가면 죽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부모들이 자식의 초모를 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 파병군의 위훈을 기리고 그 가족들을 우대하기 위해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을 설치하고, 전사자 가족의 평양 거주를 허용하는 등 전사자들의 희생을 ‘영예’로 포장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러한 조치가 파병에 대한 공포를 오히려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입대와 파병에 대한 불안은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가정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력이나 경제력이 있는 가정의 자녀들은 대학 진학으로 입대를 피하거나 입대 후에도 인맥을 동원해 비교적 안전하고 편한 부대로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자녀가 군입대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부모가 이혼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그만큼 입대를 앞둔 부모들은 자녀가 군에서 파병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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