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조직별로 ‘충성의 노래 모임’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일부 조직에서 불참자에게 현금을 걷는 등 강제 참석을 강요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를 포함한 도내 여맹과 인민반, 기업소 등 각 조직에서 장군님(김정일) 탄생일을 맞아 충성의 노래 모임 준비가 한창”이라며 “특히 여맹 조직들에서는 이번 행사에 참가할 여맹원들을 선발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불참자는 돈을 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기관들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국가 명절을 기념해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하는데, 이는 특정 시기마다 주민들에게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고조시키고 세습 체제의 정통성을 주입하기 위한 목적이다.
회령시에서는 이달 초부터 직장 단위로 노래 모임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데, 노래나 악기 연주가 가능한 인원들 중심으로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직장에서 이뤄지는 노래 모임은 근무의 연장선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모임 참여에 대한 불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맹은 사정이 다르다. 여맹 조직은 대부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주부들로 구성돼 있어, 장기간 경제활동을 중단하고 노래 모임 연습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여맹 초급단체들이 노래 모임에 참가할 인원을 선정하지 못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여맹 소속 여성들은 대부분 장마당 벌이로 먹고 사는데 이들에게 2주나 노래 모임 연습에 참여하라고 하면 선뜻 응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면서 “결국 참여자가 나오지 않자 초급단체 위원장들이 불참자는 돈을 내라며 강제적으로 참석을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령시의 한 여맹 초급단체에서는 자발적으로 참가하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자, 1인당 북한 돈 15만 원을 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무산군에서도 노래모임 참가 인원을 채우지 못하자 여맹 초급단체가 여맹원들에게 1인당 20만 원을 내라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여맹 초급단체들이 여맹원들의 노래 모임 참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조직별로 충성의 노래 모임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간부들이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충성의 노래 모임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반동 취급을 받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초급단체 위원장들도 여맹원들의 사정을 알지만 노래 모임을 진행하지 못하면 자신이 비판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현금을 내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초급단체는 당초 제시한 금액을 모두 징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불참자로부터 1인당 5만 원 정도를 거둬 모임 참가자들에게 식량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노래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쌀이라도 보태주지 않으면 당장 그 가족들이 밥을 굶을 수도 있다”며 “그러니 모임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은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각 여맹 조직마다 노래나 연주에 소질이 있는 여맹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써클조’가 별도로 운영돼 왔다. 써클조가 운영될 때에는 국가 기념일마다 충성의 노래 모임 지시가 내려와도 써클조 중심으로 연습과 준비가 이뤄지고 일반 여맹원들은 행사 당일에만 참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써클조에 소속된 여맹원들이 노래 모임을 준비할 때마다 짧게는 20일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동원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생계에 영향을 주자 써클조 활동을 꺼려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써클조가 사라지면서 매년 기념일마다 노래 모임 조직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다들 먹고 살기 힘든데 누가 자기 시간을 들여 충성의 노래 모임에 참석하고 싶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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