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조사·처리 중단하고 선전물 관리 검열 ‘올인’…긴장감 ‘팽팽’

사법 절차 전면 중단 속 우상화 선전물 관리 상태 수시 점검…반쪽 지도 내걸려 있는지도 점검 지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전날(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7차 정치국회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당 9차 대회를 2월 하순에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2월 하순 9차 당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보위기관 내부적으로 진행되던 사건 조사와 처리 절차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은 지난 8일 오전 각 도(道) 보위국에 보위기관 운영을 비상 체제로 전환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보위기관 내적으로 진행되던 사건 조사와 처리 절차가 중단됐고, 조사 및 처리 대상자들은 일단 대기 상태에 놓였다.

소식통은 “비상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아직 처리되지 않은 사건에 관한 모든 절차의 이행이 일시 중단된 것”이라며 “억울하게 붙잡힌 사람들이 있어도 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조사가 중단되니 구류장에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꼼짝없이 구류장에 갇히게 된 사람들의 가족들은 혹한 속 구류장에서 앞으로 보름 이상 더 버텨야 한다는 게 끔찍하다는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보위성은 이번 지시에서 각 도 보위국에 우상화 선전물 관리 전반에 대한 검열을 실시할 것을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국가보위성은 각 도 보위국이 검열조를 파견해 각 지역 및 기관·기업소에 설치돼 있는 우상화 선전물 관리 상태를 수시로 검열하도록 했다.

소식통은 “검열 대상에는 각 지역에 설치돼 있는 동상, 기념비, 모자이크 벽화뿐만 아니라 기관·기업소 내에 있는 초상화나 말씀판 같은 것도 포함된다”며 “선전물 관리에서 사소한 문제라도 발견되면 기관·기업소 책임자는 물론 담당 보위원, 시·군 보위부까지 문책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동상이나 초상화 같은 우상화 선전물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최고존엄 그 자체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은 핵심 보위사업으로 간주된다. 실제 불순분자들로부터 선전물을 보호하는 것부터 청소 상태나 사소한 훼손 여부를 점검하는 것 모두 보위기관이 책임지는 중요 임무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국가보위성은 지난해 새로 배포된 ‘반쪽짜리 한반도 지도’가 제대로 내걸려 있는지도 이번에 철저히 검열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반쪽짜리 한반도 지도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남한을 회색 처리한 지도를 말한다.

이는 통일 개념을 지운 새로운 대남 노선이 기층 단위에 확실히 침투됐는지를 당대회 전에 최종 점검함으로써 내부의 사상적 일색화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사법 절차는 멈추고 검열만 강화된 상황”이라며 “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보위기관 내부는 물론 지역 사회의 긴장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7차 정치국회의가 진행됐으며, 회의에서 노동당 9차 대회를 이달 하순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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