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세 자녀 이상의 세대에 혜택을 주는 내용의 ‘다자녀세대우대법’을 명분으로 사실상 고아 입양을 압박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법의 취지는 다자녀 세대 우대 혜택을 법적으로 명시해 출산을 장려하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고아들을 개인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함흥시의 한 구역 안전부는 소속 안전원들을 소집해 고아 입양 문제를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실제 이 자리 참석한 구역 안전부 정치부장은 “당에서 걱정하는 고아 문제를 우리가 앞장서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가가 다자녀세대우대법(이하 다자녀법)을 만들어 고아를 데려다 키우는 세대에도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안전원들에게 고아 입양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여겨졌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책 차원으로 다자녀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 법은 직접 낳은 자식뿐만 아니라 데려다 키우는 자식까지 포함해 3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는 세대를 다자녀 세대로 규정하고, 이 세대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함흥시에서는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조직을 중심으로 출산을 적극 장려하는 교양과 다자녀법에 대한 선전이 진행되기도 했는데, 당시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부모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라는 말을 직접 하지 못하니 다자녀법을 들먹이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출산 장려하며 ‘다자녀세대우대법’ 선전하지만, 여성들은 ‘싸늘’)
이번 안전원들의 반응 역시 냉담했다.
정치부장의 노골적인 입양 언급에 안전원들은 “노임으로 생계를 꾸리기도 빠듯한데 고아 입양까지 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입양은 부부가 신중하게 결정할 일인데 이렇게 국가에서 입양을 압박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저마다 불평을 토로했다는 전언이다.
일부 안전원들은 아예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한 안전원은 고아 문제를 왜 일선 안전원들이 떠안아야 하느냐며 국가가 안전원들에게 배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아를 구제하라는 요구는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거부 의사를 강하게 표한 것은 안전원의 아내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안전원의 아내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난 뒤 “정치부장부터 먼저 고아를 데려다 키우라고 하라”며 날을 세웠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가 고아를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개인에게 고아를 데려다 키우라고 강요하자 불만이 분출된 것”이라며 “국가는 법과 구호만 앞세우고 실제 책임은 밑바닥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