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하 여맹) 조직을 중심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정치사상 교양을 강화하는가 하면 ‘다자녀세대우대법’에 대한 선전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를 사상적 문제로 규정하고, 출산을 여성의 의무로 강조하는 데 대해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 내 각 구역 여맹 조직들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당의 출산 장려 정책과 관련한 정치사상 학습과 강연회가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며 “학습과 강연회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여성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맹 등 근로단체 조직에서 이뤄지는 학습과 강연회는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일괄적으로 내려보낸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최근 함흥시 내 각 구역 여맹 조직들 역시 당 선전선동부가 내려보낸 자료를 중심으로 11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약 한 달간 격주 간격으로 출산을 여성의 정치적·사회적 역할과 결부하는 학습과 강연회를 이어가고 있다.
학습과 강연회에서는 여성들의 출산 기피 현상을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사회주의적 가정 도덕과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의 기초를 위협하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으로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또 출산을 개인의 사정이나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을 꼬집으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사상적 과제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습과 강연회에서는 올해 8월 채택된 ‘다자녀세대우대법’에 대한 선전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다자녀 가정을 법적으로 우대한다는 점을 내세워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학습과 강연회의 강사들은 다자녀세대우대법이 새로 채택됐다고 전하면서 세상에 다자녀세대우대법을 가진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나라에서 아이들을 다 책임져주는데 무슨 근심 걱정이 있냐”, “아이를 많이 낳아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 은혜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는 발언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8월 중순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7차 전원회의에서 ‘다자녀세대우대법’을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은 이 법에서 3명 이상의 자식을 낳았거나 입양해 키우는 다자녀세대에 대한 각종 혜택과 시책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북한은 대표적 여성 조직인 여맹을 중심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학습과 강연회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다자녀세대우대법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있으나 정작 여맹원들은 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여맹원들 사이에서는 “아이 셋을 낳아 키우는 동안 생계는 누가 책임지느냐”, “부모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라는 말을 직접 하지 못하니 다자녀세대우대법을 들먹이는 것 아니냐”, “입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형편에 고아를 데려다 키울 수 있겠느냐”라는 불평과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여맹원들은 다자녀세대우대법의 이면에 고아 양육에 대한 국가적 부담을 일반 주민 가정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