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시장 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경 지역에서의 무역통제 강화로 인한 환율 하락이 곡물과 수입품 가격을 동시에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북한 돈 1만 5100원에 거래됐다. 이는 1만 5700원이었던 직전 조사 당시 가격 대비 3.8%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초에서 중순 사이 2주간 평양 시장의 쌀값이 12.8% 내려앉았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은 다소 완만해진 흐름이지만, 1~2월 사이에 북한 시장 쌀값이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등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도 쌀 가격이 동반 하락해 이달 1일 평양·신의주·혜산 등 3개 지역 시장의 평균 쌀 가격은 1만 5130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여전히 하락세다. 다만 옥수수 가격은 지역에 따라 하락폭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 가격은 39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2.5% 하락했다. 같은 날 신의주 시장의 옥수숫값은 3800원, 혜산 시장은 4000원으로 조사됐는데, 직전 조사 때보다 각각 7.3%, 7% 떨어져 하락폭이 평양보다 두드러졌다.
양곡판매소의 곡물 판매량과 시장 공급량에 따라 지역별로 하락폭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 경유 등 수입 재화 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1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1㎏의 가격은 4만 100원, 3만 82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각각 3.8%, 2.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북한 시장의 물가 하락세는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시장에서는 달러나 위안화가 물건 가격을 정하는 실질적인 기준 역할을 하고 있어, 환율이 떨어지면 북한 돈으로 환산한 가격도 즉각적으로 내려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3만 5700원으로, 직전 조사 때인 3만 7200원보다 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평양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5000원)도 직전 조사 때와 비교해 2%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의 외화 환율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북한의 외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현재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국경 감시를 강화하며 무역을 통제하고 있는 점, 개인 간 외화 거래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 국경 일대에서 이뤄지던 국가 밀수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또 중소 무역회사들은 매년 새롭게 할당되는 무역허가권(와크)도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당국은 ‘외화관리법’을 근거로 개인 간 외화 거래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0일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외화로 거래한 도매상들이 안전부에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외화 쓰면 무조건 몰수”…안전부 ‘함정 수사’에 도매상 줄단속)
이밖에 최근 몇 년간 북한에서 물가가 빠르게 치솟아 실질임금이 하락하면서 주민들의 구매력이 저하된 것도 물가 하락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무역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화 수요 감소로 환율이 떨어지며 물가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지만, 장기화된 경제난으로 인해 주민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점도 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헌법 개정과 북한 주민의 삶①] ‘무상치료’ 지운 北, 주민 절망 깊어져](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12/20251224_lsy_강동군병원-김정은-100x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