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난’에 주민들은 산으로 향하는데, 단속은 한층 강화돼

2·16 명절 선물 생산 명목으로 통나무 마련 과제 내려지면서 산림감독원들 이유 막론 나무 압수

북한 강원도 원산 지역의 모습. 자전거로 이동하는 주민들 모습 뒤로 ‘산림애호’라는 구호판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북부 국경 지역에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땔감난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산으로 향해 나무를 해오고 있지만, 무분별한 벌목에 대한 단속도 그만큼 강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추위는 계속되는데 땔감이 없어 하루를 날 수 없는 혜산시의 주민들이 잡혀갈 각오를 하고 산에 나무를 하러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산림감독원들의 단속이 한층 강화돼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6일 전했다.

단속이 강화된 배경에는 도(道) 국토환경보호관리국(이하 국토국)이 통나무 마련 과제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 과제는 오는 16일(김정일 생일 기념일) 북한 최대 명절을 앞두고 공장들의 명절 선물 생산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해마다 선물 생산 시기가 되면 도에서 공장들의 전기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통나무 마련 과제를 내린다”고 말했다. 선물을 생산하는 공장들에서 전력이 부족하면 직접 나무를 때는 방식을 통해 공정상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있고, 이에 매년 이맘때쯤에는 통나무 마련 과제가 내려진다는 것이다.

실제 국토국은 산림 단속 초소별로 10일까지 통나무 3㎥를 바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토국에 소속된 산림감독원들은 이런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산에서 나무를 해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세워 단속하고 나무를 압수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어느 정도 사정을 봐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유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나무를 압수하고 있어 주민들의 땔감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단속이 강화된 상황에도 당장 추위에 맞서야 하는 주민들은 어떻게든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산 깊은 곳까지 찾아 들어가고 있다.

혜산시 주민들은 그동안 시내에서 60~80리(24~32㎞) 정도 떨어져 있는 운총리·장안리·신장리 일대 야산에서 주로 나무를 해왔지만, 단속 탓에 더 이상 이곳에서 나무하기가 어려워 더 먼 곳에 있는 산에 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시내에서 200리(약 80㎞) 떨어진 야산에 며칠치 식량을 싸들고 올라가 야외에서 노숙하며 나무를 해서 땔감을 마련하고 있다”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이 추운 겨울을 땔감 없이 버틸 수가 없으니 단속에 걸려 잡히더라도 한다는 각오로 산에 오르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곧 식수절이 되면 또 국가에서 나무를 심으라고 할 텐데, 지금은 땔감이 없어 어린나무라도 보이면 무조건 베는 상황”이라며 “이런 현실에서 국가에서 말하는 산림 복구, 산림 조성은 결국 말 잔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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