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한파에 북한 북부 국경 지역 곳곳에서도 수도관이 얼어붙거나 파열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민들이 직접 강이나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데, 이 틈에 ‘물장사’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와 김형직군, 김정숙군 등 국경 지역에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수도관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이에 집마다 물이 안 나오는 상황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데 별다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이 매일 같이 강이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혜산시 주민들은 식수로 부적합한 압록강물은 세탁 등 생활용수로, 철분 함량이 많은 우물물은 식수로 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용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곳에서 물을 길어다 써야 하고, 먼 거리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더해져 일부 주민들은 아예 돈을 주고 물을 사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압록강 인근에 있는 세대는 물 긷기가 수월하겠지만 강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세대는 물 한 번 긷는데 시간도 힘도 많이 들여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 최근 물통을 싣고 다니며 물장사에 나서는 구루마꾼(손수레꾼)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물장사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주로 건강에 좋다고 소문난 샘물을 길어다 파는 경우였다. 그러나 최근 수도관 동결로 물 공급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압록강물을 길어다 샘물보다 훨씬 싼 가격에 물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구루마꾼들은 압록강물에서 길은 물을 50리터짜리 물통 4~5통에 담아 싣고 다니며 물을 팔고 있다”면서 “한 통당 가격은 2500원으로 먹는 샘물보다 절반가량 눅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접 물을 긷기 힘들거나 바쁜 주민들은 구루마꾼들에게서 물 한 통이라도 사서 쓰는데, 이렇게 물을 사서 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구루마꾼들이 하루에 1만~1만 5000원 정도를 벌고 있다”면서 “이달 들어 국가 밀수가 막히면서 벌이가 크게 줄어든 구루마꾼들이 그나마 물장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평안북도 신의주시 상황도 마찬가지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한파에 상수도가 얼면서 신의주시 백운동과 근화동을 비롯한 거의 모든 동(洞)에서 수돗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 매일 ‘물 긷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기회로 이달 중순부터 리야카(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물 주문을 받는 물장사꾼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사가 안돼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데 물은 얼마든 길어올 수 있으니 단 얼마라도 벌겠다는 희망으로 방학을 맞은 자식들까지 동원해 리야카를 끌면서 물장사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며 “물장사가 새로운 생계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현재 이들은 주로 석하리에서 나오는 샘물을 길어다 파는데, 보통 10리터짜리 물통 6통에 8000원 정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기존 물장사와 새로 물장사를 시작한 주민들 사이에 물 판매 가격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한파를 계기로 물장사에 뛰어든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물장사를 해오던 주민들의 단골들을 장악하기 위해 물값을 500원정도 내려 팔고 있는데, 이 때문에 양측 간에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파에 상수도뿐만 아니라 하수도도 얼면서 대다수의 주민이 생활오수를 집 밖에 그대로 내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주민들이 집 밖에 내다 버린 오수가 추위에 다시 얼어붙으면서 빙판이 형성돼 어린아이와 노인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