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 당대회 앞두고 ‘사상총화’ 진행…노동자들 눈살 찌푸려

러 파병 군인 충성심 부각하며 자아비판 요구…"목표 달성 못한 책임 노동자들에게 지우려는 것 아니냐"

태양복 장군복
북한 신의주화장품공장 전경. /사진=데일리NK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달성과 관련해 현재 북한에서 사상총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 달성 여부를 개인의 사상, 충성심 문제로 엮어 자아비판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내 공장·기업소들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달성에 관한 사상총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상총화는 앞서 중앙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달성을 촉구하는 지시문이 내려진 것이 주요 배경이라는 전언이다.

해당 지시문에는 “해외 작전지역에 출병한 조선인민군 제528 공병연대 지휘관과 전투원들이 국가의 존위를 지키고 조국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며 절대적으로 충성했다”며 “국가를 위해 위험도 마다하지 않은 그들의 정신력을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9차 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충성심을 한층 부각하면서 이를 동력으로 삼아 국가가 제시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달성할 것을 독려한 셈이다.

이후 각 공장·기업소는 이를 토대로 노동자 사상총화에 나섰다.

사상총화에서는 일부 성실한 간부와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국가가 제시한 계획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국가 계획 달성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국가가 어떤 계획을 제시하든지 목숨 바쳐 달성해 내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노동자가 안일하고 나태한 태도로 일했다는 것이다.

실제 신의주의 신발공장과 화장품공장 등에서 사상총화가 진행됐으며, 해당 공장의 노동자들은 스스로 충성심 부족을 반성하는 자아비판을 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공장이) 위에다 5개년 계획을 달성했다고 보고했겠지만, 이는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며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지우고 동시에 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목표가 제시되기 전에 경각심을 주려고 이런 총화를 벌이는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최근 2주 동안 공장·기업소들에서 사상총화가 계속되고, 호상(상호)비판과 자아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는 것처럼 해도 돌아서면 효과도 없는 이런 총화를 왜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린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이 같은 사상총화를 허례허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계획 달성 여부를 개인의 사상, 충성심과 연결 짓는 이 같은 사상총화는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