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를 맞아 올 한 해 수행해야 할 사회적 과제량이 인민반 각 세대에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적잖은 양의 과제가 내려지면서 인민반 세대들에서는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회령시 등 도내 시·군들에서 인민반별로 인민반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각 세대가 1년간 수행해야 할 사회적 과제량이 포치됐다”면서 “회의에 참가한 주민들은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초 인민반 각 세대에 파고철·파지·파비닐 등 재활용품 수집 과제가 내려진다. 특히 한 해 동안 수행해야 할 과제량을 미리 제시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는데, 이는 각 세대가 내야 할 물량을 미리 준비해 뒀다가 인민반에서 특정 시점에 내라고 요구하면 즉시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연초에 인민반 회의에서 세대별 과제량을 포치하고, 연말에 또다시 회의를 열어 1년 동안의 과제 수행 실적을 총화한다”며 “올해도 역시나 과제가 내려져 회의에 참가한 주민들 표정이 어두웠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의 한 인민반은 지난 14일 저녁 인민반 회의를 소집해 세대별 과제량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인민반의 경우에는 ▲파고철 40㎏ ▲파지 10㎏ ▲파고무 5kg ▲기름 작물 2㎏ ▲마른 인분 25㎏짜리 마대 3개 등이 세대별로 할당됐다.
당시 회의에서 인민반장은 “포치가 있으면 바로 낼 수 있게 미리미리 물량을 준비해 두라”,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인민반에 더 많은 과제가 떨어지니 다른 세대들에 피해가 가지 않게 책임적으로 준비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은 “인민반뿐 아니라 직장, 학교에서도 과제가 이중삼중으로 내려오니 힘들다”, “이제는 집 구석구석 뒤져도 현물을 찾아보기 힘든데, 없는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으니 답답하다”, “식구들 먹여 살릴 걱정에 과제 걱정까지 눈 감을 때까지 걱정만 하며 살아야 하나” 라는 등 저마다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인민반도 지난 15일 인민반 회의를 열고 비슷한 항목과 유사한 양의 1년 치 사회적 과제를 각 세대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민반장은 “껄렁껄렁 흉내만 내겠다는 생각으로 하지 말고 나라의 발전을 위한 일인 만큼 애국심을 가지고 과제를 수행하라”고 강조했는데, 주민들은 ‘애국심’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과제 수행 압박에 고개를 내저으며 “머리가 다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매년 내려지는 과제이지만 연초에는 1년치를 한꺼번에 포치하다 보니 주민들의 체감하는 부담감이 훨씬 크다”면서 “결국 주민들은 1년치 과제 부담을 떠안은 채 한 해를 불편하게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런 것은 변하지도 않고 오히려 갈수록 내라는 것만 늘어난다며 한숨을 푹 내쉬고 있다”며 “과제를 바쳐야 할 시점에 현물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를 현금으로 대체해 낼 수밖에 없고, 도중에 과제량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주민들은 ‘사회적 과제야말로 삶을 옥죄는 족쇄’라고 꼬집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