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지시’에 튀어나간 안전원들, 주먹밥 하나로 혹한 버텨

삼지연 1호 행사와 관련해 호위 사업 투입된 안전원들, 밤 새워 가며 20시간 넘게 철길 구간 지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2월 23일 “위대한 당중앙의 직접적인 발기와 정력적인 영도에 의하여 우리 나라 북부산간도시의 전형으로, 특색있는 사계절산악관광지로 자기의 매력적인 모습을 더욱 일신해가는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들이 새로 일떠서 준공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하순 양강도 삼지연시 호텔 준공식 참석을 위해 삼지연시를 찾으면서 당시 철길 호위사업을 담당하는 안전원들이 혹한 속에서 밤샘 경비에 나섰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삼지연 호텔 준공식 행사 때문에 지난달 19일 혜산시 안전부에 갑자기 ‘번개 지시’가 떨어졌다”며 “번개 지시는 곧 1호 행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시 안전원들은 곧장 전지, 단침봉, 완장, 호각 등 비품을 챙겨 담당 철길 구간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보통 번개 지시가 하달되면 안전부는 즉각 관할 지역 역내 전 철길 구간을 즉시 봉쇄하고 안전원들을 배치한다. 이번에도 지시가 내려온 직후 시 안전부 안전원들은 검산리역과 위연역 등 철길 구간에 굽은 구간은 50m, 직선 구간은 100m 간격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탄 1호 열차는 대부분 심야에 이동하기 때문에 안전원들은 관련 지시가 내려올 때마다 밤을 새워 가며 20시간 넘게 철길 구간을 지켜 선다.

이번의 경우 야간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으나 이런 혹한에도 안전원들은 교대 없이 밤새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렇게 호위 사업을 할 때는 식사도 알아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원들이 각자 주먹밥을 챙겼다”며 “노련한 안전원들은 몸을 데우려고 작은 술병이나 간식을 챙겨 나갔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주먹밥 하나로 버텼다”고 말했다.

한편, 호위 사업에는 안전부 전체 인원의 약 60%가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 업무상 과실이나 과오를 범해 엄중경고 조치된 안전원 등은 호위 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되는데, 안전부 내부에서는 이렇게 호위 사업에서 배제되는 것을 수치나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반대로 호위 사업에 투입된 안전원들은 자신이 호위 사업에 투입됐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한겨울에 주먹밥 하나로 밤새 버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고생을 하면서도 (1호) 열차가 통과할 때 영도자를 받들어 모신다는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하는 안전원들이 많다”며 “이런 충성분자들이 있으니 나라가 유지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호위 사업 도중 문제가 생기면 반역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원들은 번개 지시가 내려오면 가족에게도 이래저래 말하지 않고 가족이 물어봐도 ‘묻지 말라’고 하며 서둘러 나선다”며 “이번에도 안전원들은 1호 행사가 무사히 끝난 뒤에야 비로소 숨을 돌렸다”며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