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또다시 국경 지역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소탕전’

사복 차림 보위원들이 탐지기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 자주 목격돼…담당 보위원들은 회유하며 자수 유도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사진=데일리NK

새해 들어 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이른바 ‘소탕전’에 또다시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정보 유입과 내부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시금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무산군, 온성군 등 함경북도 국경 지역들을 중심으로 보위부의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보위원들이 탐지기를 들고 하루에도 4~5차례씩 마을과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전파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외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국 휴대전화를 소지·사용하는 주민들을 ‘암세포’에 비유하며 핵심 단속 대상으로 간주해 소탕전을 벌여왔다. 주민들이 중국 휴대전화를 통해 외부 정보를 유입하고, 내부 정보 또한 유출하는 것을 체제의 큰 위협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기점으로 중국 휴대전화 단속이 다시금 강화된 것은 지난해 말 국가보위성이 국경 지역 보위기관들에 ‘아직도 중국 손전화 사용자를 뿌리 뽑지 못했다’며 ‘2026년에는 반드시 청정 지역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함경북도 국경 지역 보위부는 새해 첫 사업으로 중국 휴대전화 사용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회령시에서는 최근 중국 통신 신호가 비교적 잘 잡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사복 차림의 보위원들이 탐지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전파 탐지 인력의 편성이 기존 2인 1조에서 4인 1조로 확대됐다”며 “탐지기의 탐지 범위가 과거보다 좁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전파의 정확한 발신 위치까지 특정하지 못해 전파가 잡혀도 적발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런 문제를 의식한 보위부가 최근에는 탐지 인력을 늘리고 단속 반경을 더욱 좁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탐지 인력들은 각자 담당 구역이 정해져 있지만, 이틀에 한 번꼴로 담당 지역을 서로 바꿔가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동일 인력이 특정 지역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경우 주민들의 눈에 띄어 단속 중이라는 사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라고 한다.

이렇게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단속이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지역별 담당 보위원들이 자신의 관할 구역 내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로 의심되거나 과거 사용 전력이 있는 주민들을 개별적으로 불러들여 이들을 상대로 회유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탐지기로 중국 손전화 사용자가 적발됐다고 하면, 그 지역을 담당한 보위원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 담당 보위원들은 주민들을 불러들여 타이르는 듯하면서 사용 사실을 자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자백하면 문제없도록 잘 처리해 줄 수 있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후에 단속에 걸리면 용서받을 수 없다는 식의 말을 하면서 주민들의 자수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마치 고양이가 쥐를 걱정하는 격”이라며 “결국에는 자백하게 만들어 자신의 실적을 쌓으려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현재 송금 브로커를 비롯해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돈벌이하던 주민들은 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잔뜩 몸을 움츠린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기 때문에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단속이 거세질 때 일시적으로 활동을 잠시 멈추고 상황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그러니 단속 강화는 오히려 사용자들을 은밀하게 숨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는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