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밀수’ 일시 중단에 수입품 가격 줄인상…소비 심리 위축

새해 와크 발급 절차 지연이 배경…수입품 가격 상승에 소비자들 지갑 닫으면서 상인들 마수걸이도 못 해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지난해 말부터 국가가 주도하는 밀수, 이른바 ‘국가밀수’가 중단되면서 수입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국경 지역에서 진행되던 국가밀수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라며 “이 영향으로 중국에서 반입되던 각종 수입 상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밀수 중단은 연말 무역 실적 총화가 마무리된 후 새로운 무역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

매년 연말에는 그해 무역 실적 평가와 함께 다음 해 ‘와크’(무역허가권) 발급을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되는데, 아직 대외경제성으로부터 새해 와크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무역 활동이 일시 중단된 것이다.

이는 시장 수입품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국경 지역인 혜산시는 수입 물자 의존도가 높아 수입품 공급 차질이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밀수가 중단되면서 수입품 공급량이 줄어들자, 밀무역 업자들과 상인들이 수입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수입산 동복(패딩)과 남녀 세타(니트) 같은 옷은 물론이고 공업품과 기름(식용유) 등 식료품 그리고 차량과 관련된 부품까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물건을 사는 주민들이 더욱 줄어들어 마수걸이도 못 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혜산시 장마당에서는 지난달 초 300위안이던 수입 아동 패딩의 판매가가 현재 400위안으로 인상됐고, 200위안이던 아동용 수입 신발도 230위안으로 30위안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수입 니트 제품 역시 지난달 초 45위안부터 100위안 사이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5~10위안가량 상승한 상태다.

중국산 식용유 역시 1㎏당 4만 9500원에서 현재 5만 500원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수입 오토바이는 500위안, 차량은 1000위안가량 상승하는 등 중국에서 반입되는 대부분의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더더욱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원래도 1월에 돈을 쓰면 1년 내내 돈 쓸 일만 생긴다는 미신이 있어서 사람들이 1월에는 돈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뜩이나 가격까지 오르니 사람들이 아예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밀무역 업자들은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업자들은 지난달 외상으로 넘긴 상품에 대해서도 인상된 가격으로 대금 납부를 요구하고 있어 도매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밀무역 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달 중순쯤 국가밀수가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통보나 지침은 내려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와크 발급 비용(수수료)이 지난해보다 인상될 가능성도 있어서 이 역시 수입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