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전전하다 삼수군 다다른 2명의 소녀, 혹한 속 끝내 사망

자매지간인 소녀들 지난해 가을께부터 삼수군에서 길거리 생활…군은 사건 문제시되지 않게 신속 처리

양강도 혜산시의 한 거리에서 포착된 꽃제비들.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삼수군에서 장기간 방랑하던 2명의 소녀가 혹한과 굶주림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보호자가 없어 거리로 나와 삼수군까지 흘러 들어온 2명의 소녀가 혹독한 추위 속에서 굶주리다 끝내 숨을 거둔 비참한 사건이 지난달 말 발생했다”며 “삼수군은 이 사건이 문제시되지 않도록 신속한 처리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두 소녀는 거주지가 평안남도로 돼 있는 자매로, 부모가 사망하면서 생활 유지가 어려워지자 살던 집에서 나와 정처 없이 떠돌다 국경 지역인 양강도 삼수군에까지 다다랐다.

이 소녀들이 삼수군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가을께였으며, 이후 내내 삼수군의 길거리를 전전하다 양력설을 며칠 앞둔 지난해 말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사건이 연말 특별경비기간에 발생하면서 삼수군은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용하고 신속하게 처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런 사건은 연말 치안 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문제라 삼수군 안전부가 발견 즉시 현장 정리를 최우선으로 빠르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삼수군 안전부는 무연고 방랑 아동 사건으로 분류해 조용히 매듭지으라는 군당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즉각적으로 현장을 통제해 주민들의 접근을 막고, 시신을 빠르게 처리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군 안전부는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곳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며 입단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당은 그날로 인민위원회를 통해 주민 이동과 체류 상황을 평소보다 세밀하게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또 장마당과 역 주변, 외곽의 빈집과 움막을 수시로 점검하고, 낯선 인물이나 방랑 아동이 보일 경우 즉시 안전부에 통보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군당은 인민위원회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주민 사회에 소문으로 퍼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라”고 반복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수군의 주민들은 한동안 거리를 떠돌던 2명의 소녀가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게 되자 이들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했고, 소녀들을 둘러싼 주민들의 궁금증은 점차 증폭됐다.

그러다 사건을 아는 몇몇 주민들을 통해 소문이 삼수군 전체에 퍼지게 됐고, 소녀들이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이들의 죽음에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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