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를 맞아 북한에서 전민(全民) 총동원식 ‘퇴비 전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함경북도 김책시의 한 소학교(초등학교)가 퇴비 운반에 필요하다며 학생 1인당 휘발유 1병을 의무적으로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 부과된 농촌 지원 과제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김책시의 한 소학교가 거름 운반을 이유로 학생 1명당 휘발유 1병씩 무조건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학생들이 낸 거름을 담당 농장으로 옮겨야 하는데, 거기에 쓸 연료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학교·공장·인민반을 가리지 않고 새해 농사 준비를 명분으로 한 퇴비 전투가 일제히 진행되고 있다.
소학교 학생들이 학교에 바쳐야 하는 퇴비 과제는 사실상 학부모들이 대신 수행하는 형편이다. 어린 학생들이 직접 퇴비를 생산하거나 무거운 양동이를 들고 나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아이 과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돈과 노동을 다 부담하는 구조”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학교는 퇴비를 담당 농장으로 운반하는 데 필요한 연료까지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학교에서 퇴비 운반에 쓸 휘발유까지 의무적으로 내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학부모들 속에서는 “그 돈이면 차라리 우리가 직접 퇴비를 나르겠다”는 등 불만 섞인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말씨름하느니 그냥 연료를 내는 게 속 편하다”며 자포자기하듯 학교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전언이다.
한편, 학생들에게 휘발유까지 요구한 김책시의 이 소학교는 휘발유를 거두는 것도 실제 퇴비 운반도 학급별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학급 단위에 책임을 부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급은 특정 학생이 운송을 전담하겠다고 나서는 경우, 해당 학생에게는 퇴비 과제를 부과하지 않고 운송만 맡게 하는 등 나름대로 절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결국 학급에 운송수단이나 연료를 마련할 여건이 되는 학부모가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며 “그런 학부모가 있는 학급에서는 다른 부모들이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지금 나라에서는 농촌 지원을 ‘전민적 애국 과업’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결국 아이들은 사회적 동원에 성실히 참가하는 것을 애국이라고 배우는 셈”이라며 “그러나 방학에 학교에 나오는 것조차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동원이 무슨 배움의 가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