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관행으로 여겨져 온 기업소의 ‘액벌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말 청진시의 한 탄광기계공장에서 액벌이를 하던 노동자가 출근 지시를 받고도 끝내 출근하지 않아 공장 당위원회에 문제가 상정됐다”며 “결국 그의 8.3노동을 용인해 주던 직장 부문당 비서가 3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액벌이로도 불리는 8.3노동이란 기업소에 소속돼 있지만 출근하지 않고 매달 일정한 금액을 기업소에 납부하면서 그 시간에 개인 경제 활동을 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 노동자는 수차례 출근 지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업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직장 동료들이 그의 집까지 찾아가 “때리면 우는 척이라도 해야 덜 맞는다”며 종용했지만 그는 끝내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각 공장과 기업소마다 직원들의 출근율과 8.3노동 문제가 집중 점검됐다.
기업소 당위원회는 직맹(조선직업총동맹)과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을 통해 출근율을 100%로 끌어올리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직장 및 작업반별 출근 현황이 매일 공장 당조직에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본보는 청년동맹이 청년들의 출근율을 끌어올리겠다며 ‘액벌이’를 통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 탄광기계공장도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노동자들의 출근율을 조사하다 액벌이를 하고 있는 노동자를 파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탄광기계공장에서 노동자의 8.3노동으로 부문당 비서까지 처벌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간부와 8.3노동자의 결탁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노동자들 속에서는 “배짱을 부리는 것 보면 든든한 뒷배가 있어서 끝까지 출근하지 않고 버틴 것”, “부문당 비서도 그 덕에 꽤 많은 뇌물을 챙겨왔을 것”이라는 의구심 섞인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8.3노동자와 간부의 유착은 대부분의 기업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만연한 관행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기업소 간부들의 공식 노임이 한 달 20만 원 정도, 중국 돈으로는 50~60위안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한 가정이 생활비로 필요한 돈이 한 달에 500위안이 넘기 때문에 간부들도 노임만으로는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간부들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액벌이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뇌물을 상납받는 관행이 계속돼 온 것”이라며 “어느 기업소나 이런 일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조직 차원에서 액벌이 노동자와 뒤를 봐준 간부를 처벌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8.3노동에 대한 통제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 북한 사회에서 8.3노동을 완전히 뿌리 뽑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당대회를 앞두고 국가가 노동 규율 확립과 생산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8.3노동을 문제 삼는 것이지 수년간 묵인돼 온 8.3노동이 한 번에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