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들어 북한 주민, 특히 여성들이 점집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국가 정책의 등장을 우려하는 불안 심리가 점집을 찾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이달 들어 점집을 찾는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새해 운이나 남편의 출세를 물어보려 점집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나라에서 또 무슨 정책이 나올 것이며,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라는 것을 물어보려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점집을 찾는 여성들의 질문은 개인의 신변이나 집안, 남편의 운수보다 국가 정책 변화 가능성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9차 당대회라는 큰 정치적 행사를 앞두고 “또 나라에서 큰 정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여성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새로운 정책이 기존의 생활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이 나오게 되면 어렵게 유지해 온 생계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2009년 화폐개혁 때도 처음에는 잘살게 된다고 떠들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물건값만 폭등했고, 2023년 월급 인상 때도 기대와 달리 생활에 뚜렷한 개선은 없었다”며 “이런 기억 때문에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여성들 사이에서 불안이 조성되고 있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의 여성들은 직간접적으로 장마당을 통제하는 정책이 나오게 될까 봐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성들에게 장마당은 단순한 거래 공간이 아니라 생계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찾는 사람은 거의 없고 여전히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장마당에서 해결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도 정치행사가 있을 때 장마당 문을 닫게 하거나 운영 시간을 통제하는데, 아예 정책으로 장마당을 과거 수령님(김일성) 때처럼 ‘10일장’으로 바꾸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국가 정책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북한 여성들은 미신에 기대고 있다. 비과학적인 행위지만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 심신의 안정을 찾는 하나의 심리적 분출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미신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실제 2023년 12월 개정된 북한 형법 제291조는 “미신 행위를 한 자는 노동단련형에 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상습적으로 미신 행위를 했거나 미신 행위로 엄중한 결과를 일으킨 경우에는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라고도 규정했다.
그러나 당국이 이렇게 법적으로 통제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주민은 미신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고, 심지어 연초 대형 정치행사를 앞두고서는 그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언제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요즘 들어 특히 고조되고 있는데, 점집을 찾아 어떤 새로운 국가 정책이 나올 것인지 묻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도 바로 그런 불안감이 크게 반영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