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훈련 강도는 높아졌는데 군인들은 ‘긍정 반응’…그 이유는?

훈련 기간 식사 개선·외부 인력 동원 중단·뇌물 상납 요구 감소 등으로 군인들, “심리적 부담 줄었다”

훈련 중인 북한 군인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군부대들이 지난달 1일부터 동기(冬期) 훈련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훈련 강도와 정치사상 교육이 예년보다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훈련에 대한 병사들의 반응이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병사들을 압박해 온 심리적 부담이 훈련 기간 일시적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 위치한 10군단 소속 군부대의 경우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다른 해보다 훈련 강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군인들 사이에서는 불만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의 동기훈련은 매년 12월 1일부터 3월 말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된다. 이 기간 각 부대는 사상 무장 강화와 수령에 대한 충성심 고취, 전투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 정치적 사상 교육과 군사 훈련을 병행한다. 

실제로 양강도 삼수군에 위치한 42여단과 갑산군에 주둔하고 있는 43여단에서는 동기훈련 초반 2주 동안 정치사상 교육과 함께 군사규정 학습, 체력 단련 등 기초 훈련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셋째 주부터는 각 부대의 특성에 맞춰 실전 중심 훈련으로 전환됐는데, 43여단의 경우 단도검법 훈련과 장애물 넘기, 수기 신호 훈련 등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이번 동기훈련은 예년보다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지만, 병사들의 반응이 비교적 긍정적인데 그 이유는 식사 개선, 인력 동원 작업 및 뇌물 상납 요구의 일시 중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동기훈련에 들어가면서 식사 질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외부 작업 동원이 전면 중단된 데다 병사들에게 내려지던 뇌물 과제도 크게 줄거나 아예 사라졌다”며 “이에 군인들이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동기훈련이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병사들에게 평소보다 질 높은 식사가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병사들은 상시적으로 건설 현장이나 농촌 지원 등에 동원돼 중노동을 해야 했지만 훈련 기간 인력 동원이 중단되면서 이를 환영하고 있다. 

특히 병사들에게 큰 부담을 줬던 상관들의 뇌물 상납 요구가 훈련 기간 대폭 감소하거나 중단되면서 이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됐다는 반응을 보이는 군인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동기훈련에서 상관들의 뇌물 상납 과제가 대폭 감소한 것은 뇌물 마련을 위해 군인들이 부대를 이탈할 경우 탈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군당국이 훈련 기간 병사들의 외출이나 휴가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군 기강을 강화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수시로 하달되면서 각 부대 지휘관들도 뇌물 과제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병사들을 압박했던 인력 동원이나 뇌물 상납 과제가 일시 중단되면서 군인들 사이에서는 “뇌물 과제를 주는 관행이 아예 사라졌으면 좋겠다”, “훈련이 힘들어도 좋으니 이대로 쭉 갔으면 좋겠다”, “과제만 줄어도 탈영병도 줄고 군 생활이 안정될 것”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훈련 기간에는 상부에서 불시 검열이 내려오기 때문에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식사가 좋아지고 뇌물 과제가 줄어든 것”이라며 “9차 당대회가 끝나면 부대 운영비나 각종 사업비가 필요할 테니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군인들이 그동안 얼마나 배고픔에 시달리고 노력(인력) 동원이나 뇌물 과제에 압박을 받았으면 그 힘든 동기훈련이 더 편하다는 얘길 하겠냐”며 “이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군인들의 탈영이나 기강 해이 문제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