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혁명‘ 지방병원 첫 사례, 강동군병원에 쏠린 ‘기대’와 ‘불안’

강동군병원, 군수공업지구 집중 지원 속 정상 운영… 지금은 의료비 싸지만 지속 가능성은 ‘글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당의 웅대한 지방 발전 강령을 전망적으로 확대 추진하는 데 있어서 또 하나의 괄목할 성과로 되는 ‘지방발전 20×10 정책’ 강동군병원 준공식이 11월 19일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준공식에 직접 참석했던 평양시 강동군병원이 준공 한 달여 만에 실제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적인 지방병원의 첫 사례’라는 당국의 선전처럼 현재는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향후에도 병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강동군병원은 현재 외래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입원 진료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병원이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될지는 내년 상황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새 병원을 시험적으로 가동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강동군병원에서는 내과와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치과, 고려의학과, 구급치료과 등이 운영되고 있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도 가능하지만 자기공명촬영기(MRI) 같은 고가의 정밀 진단 기기는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장비는 국산이 아니라 수입산으로, 평양 시내 병원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MRI는 군수공업 부문을 담당하는 2경제위원회를 통해 추후에 수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병원 운영에 필수적인 전기와 난방, 수도 공급은 현재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술실에 필요한 전력은 ‘특수 전기’로 배당돼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강동 지역은 탄광이 많은 곳이어서 난방 여건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전해졌다. 다만 소식통은 “지금은 잘 돌아가지만, 이 상태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진료비와 약품 가격도 현재는 다른 병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일단 병원 접수비와 진찰비는 1000원 정도로 파악됐다. 인근 병원에서 받는 진찰비가 약 5000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1/5 수준인 것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새 병원이고 시범 운영 단계라서 요금을 눅게(낮게)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병원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다른 병원들처럼 다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약품 가격도 마찬가지다. 강동군병원은 아스피린을 1000원, 페니실린은 1만 원 수준에 판매하고 있다. 페니실린이 시장에서는 5000~1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원 약값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본래 평양시 보건국이 병원에 약품을 공급하지만 강동군병원의 경우 보건성이 직접 약품을 특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특별 공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소식통은 “내년부터는 다시 평양시 보건국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동군병원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은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보건 혁명’과 맞물려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준공식 연설에서 강동군병원을 “현대적인 지방병원의 첫 실체”라고 표현하며, 수도와 지방 간 의료 격차를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병원 건설을 단순한 의료 사업이 아니라, 주민 생활 개선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정치적 사업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강동군이 군수공업을 총괄하는 2경제위원회와 관련 시설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내부 소식통은 “군수공업지구에 있는 병원들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관심과 혜택이 집중되는 곳”이라며 “강동군병원이 시범 병원으로 선택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의료진 구성에서도 이런 점이 드러난다.

기존 군병원 인력은 그대로 두되, 기술부 원장과 산부인과 과장 등 핵심 인력은 평양 시내 병원에서 차출돼 내려왔다. 이들 역시 병원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다시 평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현재로서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가까운 곳에 새롭고 깨끗한 병원이 생겼고, 전기와 난방,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체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 반응은 지금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도 “약이 언제까지 이렇게 잘 나오겠느냐”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강동군병원은 내부적으로 ‘지방병원 현대화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이 추진 중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시범 병원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하지만 이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의료진 확보와 장비 유지, 약품 공급 같은 조건이 강동군처럼 특별 대우를 받는 지역이 아니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다른 군병원들은 열에 아홉은 강동군병원보다 훨씬 못할 것”이라면서 “강동군은 군수공업지구라서 특별히 여겨지는 곳이고, 일반 지방과는 조건이 다르다”고 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금은 국가적으로 힘을 많이 쏟아붓는 시범 단계라 병원이 비교적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런 운영 정형(상태)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간이 지나 지원과 관심이 줄어들면 다른 지방병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결국 강동군병원이 끝까지 지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올해 강동군·구성시·용강군 3곳에 지방병원을 건설하고, 내년부터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병원을 동시에 설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