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소굴로 불렸던 ‘대기숙박’, 최근 건전 숙박업으로 재탄생?

겨울철 기차역 대합실 난방 안되고, 여관 이용하려면 여행증명서 제출 불편에 ‘대기숙박’ 이용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2월 28일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철도를 통한 영농물자 수송계획이 앞당겨 수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주요 기차역 주변에서 가정집을 임시 숙소로 사용하는 이른바 ‘대기숙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겨울철 기차역 대합실은 난방이 되지 않는데다 여관을 이용할 경우 여행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기차 이용객들의 대기숙박 이용 빈도가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겨울철 기차역 대합실은 난방이 거의 되지 않는다”며 “기차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추운 대합실에서 밤을 보낼 수 없으니 대기숙박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최근 함흥, 청진, 혜산, 평성, 길주, 사리원 등 대도시의 주요 기차역 인근에서는 대기숙박을 제공하려는 여성들이 쉽게 목격된다고 한다.   

이들은 밤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기차역 앞에 나와 자신의 집에 있는 방을 내줄테니 쉬고 가라고 기차 대기 승객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큰 기차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돈을 받는데, 보통 시간당 북한돈 2000~3000원이며 식사를 할 경우 식사비는 별도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하루에 5~6명만 받아도 10만 원 가까이 벌 수 있으니 요즘 같이 어려울 때는 큰 수입이 된다”며 “여관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니 사람들이 몇 시간만 편리하게 대기숙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기차역 주변에는 당국이 허용하는 공식 여관이 있지만 여관을 이용할 경우 신분증과 여행증명서를 제출해야 하고 수시로 안전부가 여관을 대상으로 숙박검열을 돌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로 주민들은 여관 이용을 꺼린다고 한다. 

특히 과거 대기숙박은 성매매를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건전한 숙박업으로만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이용객이 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코로나 때보다 많아지고, 숙박이 필요한 사람이 남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기숙박이 매음행위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따뜻한 집에서 몇 시간 편하게 머무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기숙박의 형태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명의 손님을 한 방에 머물게 하는 경우도 있고, 소수의 사람들만 받는 형태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람을 많이 받는 집은 가격은 싸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야 한다”며 “이런 게 불편하면 돈을 좀 더 내고 사람을 적게 받고 조용한 집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숙박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역 앞에서 호객하는 여성의 단정한 외모나 신뢰감을 주는 어투 등을 보고 어느 집에서 머물 것인지를 선택한다고 알려졌다. 

단정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집을 내어줄 경우 집이 깨끗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기숙박을 이용했다는 한 주민은 “안주 지역에서 대기숙박을 했는데 어머니와 두 딸이 사는 집이었다”며 “그 어머니가 바르고 단정한 사람이라 그 집을 택했는데 집이 깨끗하게 정돈이 잘 돼 있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여행증 없이 거주지역이 아닌 곳에서 숙박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지만 대기숙박이 건전한 숙박업소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행정 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숙박 사업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겨울철에는 대기숙박이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역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누구나 대기숙박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