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가 여성 탓?… 北, 여맹 동원해 ‘여성 가담 범죄’ 단속 강연회 실시

중국 휴대전화 사용·외부 정보 유입·밀수까지 여성에 책임 전가… 여맹 총화·사상투쟁회의 강화될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4월 10일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이 웅변모임을 진행하고 당의 지방발전 정책을 한마음 한뜻으로 받들어갈 열의를 분출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에 가담하지 말라는 내용의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범죄를 여성의 탓으로 몰고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29일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이하 여맹)은 이달 초 ‘여성들이 정치·경제적 범죄에 가담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자료를 도(道) 여맹에 하달했다.

이에 따라 청진시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시(市) 여맹 간부들을 강연자로 내세우고 이들이 각 지역 여맹을 순회하며 관련 내용의 강연회를 진행하게 하고 있다.

청진시 여맹은 주 2회 강연회를 조직하고 있는데, 강연에서는 사상총화와 교양 사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죄 가담 방지 강연회를 진행하는 것은 최근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여성이 연루된 범죄가 많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연 자료에서 북한 당국이 언급한 여성 범죄는 중국 휴대전화 사용, 외부 정보 유입, 가짜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밀수 및 수입품 불법 유통 등이다.

자료에는 “여성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가의 우려가 크다”며 “현시기 범죄와의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공화국에 대한 적들의 와해 책동에 말려들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중국 휴대전화 사용이나 외부 정보 유입 등 북한 당국이 체제 위협 범죄로 규정한 행위에 여성들이 가담한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강연에서는 최근 주요 범죄에 가담한 여성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히며 여성 범죄를 여맹 스스로 막아내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 강연회에서는 강연자가 이 같은 범죄에 가담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여맹원을 일으켜 세워 공개 망신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강연자는 “일부 여성들이 돈벌이만을 생각하고 불법 행위에 아무렇지 않게 가담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그 자녀들에게도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연 자료 말미에는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짊어진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며 “여성들이 스스로의 역할과 중요성을 깨닫고 스스로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여맹이 사상 교양과 조직생활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맹 조직이 여맹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범죄에 가담하고 있지 않은지 수시로 통제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소식통은 “모든 범죄가 여성 탓인 것처럼 몰고가는 것이 억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중앙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각 여맹 조직마다 총화나 사상투쟁회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