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업·탄광 다시 앞세웠다… 2026年 ‘내치 관리’ 강화

[전원회의 분석②] 분배·생산 체계 개편 내세우지만 현장 작동 가능성엔 회의론도

<편집자주>
데일리NK는 2025년 12월 전원회의 이후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한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전원회의 평가를 3회에 걸쳐 분석합니다. 1회는 성과 보고 구조, 2회는 2026년 농업·탄광·지방발전 과업, 3회는 제9차 당대회 준비와 조직·정치적 의도를 다룰 예정입니다. 공식 발표와 내부 인식의 차이를 통해 북한 정책의 실제 작동 방식을 짚어 보고자 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선전화 ‘모두다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강령적 과업 관철에로!’ 등이 새로 창작되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2026년 중점 과업으로 농업, 탄광 문제를 우선 강조한 가운데 공식적으로는 “인민생활 향상”과 “지방 균형 발전”을 내세웠지만, 내부에서는 체제 안정과 노동력 관리가 핵심 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지금 당장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을 상황은 아니라고 보지만 식량 문제가 구조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는 인식은 내부에 분명히 있다“면서 ”그래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농업을 다시 앞자리에 올리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전원회의 당시 북한은 농업을 ‘주요 사회주의 생산 전선’으로 규정하며, 밀 재배 확대와 식량 가공 능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주요 대상 지역은 황해도와 평안도의 일부 곡창지대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2025년을 앞두고 전쟁 대비 태세 강화와 군수·국방 부문을 가장 앞세운 바 있다. 그러나 1년 뒤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2026년 핵심 과제로 농업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식량과 주민 생활 문제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는 대외 긴장 관리보다 내부 불안 요인을 먼저 다뤄야 한다는 판단이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겠다는 것보다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관리하자는 쪽에 가깝다”면서 “농업을 중·장기 과제로 다시 정리하는 성격이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자는 목소리가 현장에서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북한 당국은 새 시설을 짓기보다는 기존 농산물 가공 설비를 보강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자재와 자금 부족을 의식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또한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연료와 비료 부족도 주요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기름이 없으면 뜨락또르(트랙터)도, 운송도 다 멈춘다“면서 ”중앙에서도 이게 가장 큰 제한 요인이라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난의 주요 문제로 북한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로 거론됐던 분배제도 조정도 추진된다. 형식적으로는 ‘배급제 개선‘이지만, 실제로는 국가 분배와 시장 유통을 함께 관리하는 혼합 방식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완전한 배급 복원도 아니고, 시장에 전부 맡기는 것도 아니다“면서 ”국가가 가격과 물량을 관리하면서, 시장도 같이 쓰는 방식으로 한 단계 올라가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는 수매한 곡식을 직접 관리해 양곡판매소를 통해 공급하고, 이를 통해 가격 안정까지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또 곡물의 시장 판매를 전면적으로 막기보다는, 국가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수급 불안을 조절하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지는 불확실하다. 소식통은 “국가가 곡식을 걷어들이는 것까지는 가능해도, 그걸 오래 보관하고 제때 각 양곡판매소까지 보내는 건 또 다른 문제”면서 “연료가 부족하고 운송 사정이 좋지 않아 계획한 물량이 현장에 늦게 도착하거나 (부정부패로) 중간에 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정한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너무 낮아지면, 곡물이 공식 판매소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예전에도 가격을 세게 누를수록 몰래 거래하는 경우가 더 늘어났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전원회의에서는 서해안 간석지 농장 개혁 사업과 탄광마을 개변도 ‘혁명적 조치‘로 언급됐지만 내부 분위기는 비교적 냉정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일부 지역에서 조사나 설계는 하고 있지만, 금방 성과가 날 사업은 아니다”면서 “장기 과업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획기적으로 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탄광마을 개변은 해결 방안 설정부터 잘못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탄 생산 확대보다 오히려 청년 노동력 유입과 유지로 해결하겠다는 당국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탄광이 어려운 걸 단순히 인력이 늙어서라고 보는 건 정확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설비가 낡았고, 생산 체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 있다”면서 “장비와 작업 환경을 먼저 고치지 않으면 누가 와도 생산은 올라가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들을 강제로 탄광에 밀어 넣는 방식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억지로 보냈다가는 현장 적응도 못 하고, 전체 국가 생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도 2026년 정책 목표가 상당히 높게 설정됐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원회의 때 제시된 내년 목표는 정치적 동원 목표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도 많아서 중간에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이렇게 자원과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상당 부분은 상징적 성과에 머물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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