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화물차뿐인데”… 北, 화물차에 사람 태우지 말라 단속 강화

국가 인력 동원으로 화물차 탈 땐 묵인, 개인 이동은 벌금…주민들 ‘이중 잣대’에 불만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을 지나는 트럭. 짐 적재 공간에 사람들이 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화물차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지 말라며 강력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는 대중교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화물차에 사람을 태우는 일이 흔한데, “이마저 통제하면 사람은 무엇을 타고 이동하라는 것이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 내 교통안전 관련 부서들이 연말을 맞아 ‘교통질서 확립 및 사고 예방 사업’을 명분으로 화물차 적재함에 승객을 태우는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교통안전원들은 “화물차는 목적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며 “적재함에는 사람이 아닌 물건만 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식통은 “교통안전원들이 장마당을 오가거나 개인 일로 이동하면서 적재함에 타는 경우를 단속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적발될 경우 운전수와 탑승자 모두 벌금을 낼 수 있어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전히 북한의 교통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지방의 경우 버스가 불규칙하게 운행되거나 아예 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화물차를 흔한 이동 수단으로 이용해왔다. 

최근 들어 북한 지방에서도 벌이차 형태의 버스 이용이 다소 늘어났지만 운행 시간과 노선이 제한적이고 일정한 인원이 탑승해야 출발하는 탓에 빠르게 이동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반면 화물차는 이동 경로가 비교적 자유롭고, 시간이 맞으면 언제든 탈 수 있어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자리해 왔다.  

소식통은 “외진 군 지역의 경우 벌이버스가 제시간에 올지 장담할 수 없다”며 “급한 일이 생기면 결국 화물차를 타는 수밖에 없는데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화물차를 타고 다니지 말라고 하니 어떻게 이동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당국이 무조건 화물차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 건설이나 농촌지원에 필요한 작업 인원이 이동하는 경우에는 화물차 적재함에 사람을 태워도 이를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물차 적재함을 타고 이동하다가 교통단속원에게 적발됐을 때 동원 작업에 가고 있는 중이라고 둘러대거나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여주고 단속을 통과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주민들은 “국가가 필요할 때는 사람을 화물차에 태워도 되고 개인이 필요에 의해 이동할 때는 왜 화물차에 타면 안 되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은 “이중 잣대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주민들에게 단속을 피해갈 구멍을 마련해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사람들도 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동원 명령서를 가지고 다니는 등 편법으로  화물차를 계속 타고 다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