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외부 방송보는 세대 ‘수두룩’하자 北, TV 전수조사 나서

北, TV 등록 및 채널 고정 여부 전수 조사… 각 세대 방문해 TV 훼손 흔적까지 확인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TV 뒷면에 27국 도장이 찍힌 스티커(기술검사표)가 붙어 있다. 이 스티커가 붙어 있어야만 합법적으로 TV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을 대상으로 TV 방송 채널 고정 여부를 검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외부 정보를 원하는 주민들의 욕구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가 이달 초부터 신의주시, 의주군, 룡천군, 피현군, 삭주군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 세대를 대상으로 TV 등록 여부와 방송 채널 고정 상태 등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실제로 보위부는 각 세대를 돌아다니면서 TV에 기술검사표와 채널 고정 확인서 등이 부착돼 있는지, 채널을 변경하기 위해 TV를 훼손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준법교양자료를 배포하면서 “적(敵)방송 차단은 공민의 의무”라며 TV나 라디오를 보위기관에 등록할 것과 채널 및 주파수를 고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이 전파와 관련된 기기를 구입할 경우 15일 이내에 보위기관에 등록한 뒤 담당 보위원과 인민반장에게 이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TV나 라디오를 친척이나 지인에게 넘겨주거나 판매할 때도 이를 보위기관에 재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위부가 최근 평안북도 국경 지역을 대상으로 TV 검열을 대폭 강화한 것은 지난달 피현군에서 채널 고정을 하지 않은 TV로 중국 방송을 시청하다 단속된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평안북도 국경 연선에서 이렇게 텔레비전 방송 통로(채널)를 고정하지 않고 중국 방송을 보다 적발된 사례가 여러 건이 있었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자 보위부가 전체 국경 지역을 대상으로 각 세대를 돌아다니면서 TV 상태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등록되어 있지 않은 TV를 보유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방송 신호를 잡아 해외 채널을 시청하는 행위를 전파관리법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행위로 보고 있다. 

전파관리법은 주민들이 보유한 전자 기기에 대한 기술검사와 보위기관 등록을 의무화하고, TV나 라디오의 채널을 고정해서 북한에서 송출하는 방송 채널만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북한 당국은 법에 따라 벌금이나 무보수노동, 노동교양형으로 처벌받게 된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역시 방송 채널을 고정하지 않거나 채널을 조작해 외부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보위부나 안전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에 명시한 수위보다 높은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 

피현군에서 중국 TV 방송을 시청하다 발각된 주민도 법 규정에 따르면 교양이나 노동교화형에 처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가족 전체가 산골 오지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벌금이나 노동교화형이면 끝날 일을 보위부가 추방까지 시켰다”며 “텔레비전 통로를 고정하지 않고 외국 방송을 보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이렇게 강력한 처벌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경 지역에서 TV로 해외 방송을 시청하는 일이 증가한 것은 액정 TV 등 외형상 채널 고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최신형 기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많은 주민들이 TV를 구매해도 이를 보위기관에 등록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채널을 고정하지 않은 채 해외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위부가 각 세대를 돌아다니며 TV 채널 고정 여부를 확인해도 해외 방송을 보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욕구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텔레비전 등록과 통로 고정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라며 “단속을 강화해도 한번 해외 방송을 본 사람들은 어떻게든 단속을 피해 외부 방송을 보려 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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