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생산된 고려약들, 국내보다 중국에서 수요 더 높다?

개건 현대화 이후 이제는 안정적인 생산·운영 과제 떠안아…수요 있는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적극 모색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지린성 창바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영신환. 염주군고려약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전국 각지 고려약공장의 개건 현대화를 의료 부문 성과로 선전해 온 가운데, 이제 공장들은 안정적인 생산과 운영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에 각 공장은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지린성 창바이에는 영신환, 혈궁불로정, 청혈환 등 북한 각지에서 생산된 고려약 제품들이 유통·판매되고 있다.

일찍이 북한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기념품 형태로 생산된 제품들이 중국 시장에 나오기도 했으나,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반출되는 고려약의 종류와 양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라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공장들은 이제 ‘건설’이 아니라 ‘가동’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생산이 멈추면 안 되고 종업원들에게 배급도 주려면 자금 확보라는 현실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니 눈을 중국 시장으로 돌리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북한 고려약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마가목·약쑥·황기·당귀·도라지 등의 약재를 주원료로 하고 있다. 다만 이런 한방약은 체질 개선과 몸의 균형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는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여기(북한) 사람들의 생활 여건상 몇 달,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실제로 사람들은 즉각적이고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양약을 더 찾지, 고려약공장들에서 생산되는 고려약은 잘 찾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내수용으로 생산된 고려약들은 재고로 쌓이기 일쑤이며, 이에 공장들은 내수용 제품 생산을 이어갈수록 원료비 부담만 떠안게 된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이로써 결국 공장들은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인다는 얘기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지린성 창바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영신환. 룡흥제약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사진=데일리NK

실제로 공장들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안궁우황환, 안궁사향 등 일부 제품이 일정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발판으로 삼아 국내에서 소비되지 못한 다양한 생산 제품을 중국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 고려약공장들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더해 포장 개선에도 나서서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올해 3분기부터 내수용으로 생산된 영신환도 중국으로 밀수출됐는데, 초기에는 원가라도 뽑자는 차원에서 내수용 그대로 수출했으나 중국에서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자 공장들이 포장을 다르게 해서 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태천·염주·룡흥·토성 등 여러 지역의 제약공장 또는 고려약공장들에서 생산된 영신환이 중국 시장에 대거 등장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생각지 않게 중국에서 수요를 찾은 셈”이라며 “지금 상황을 볼 때 고려약을 필요로 하는 곳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Previous article계속되는 백두산 답사 행렬에 혜산시 장마당 상인들 ‘웃음꽃’
Next article부업지 농사 검열 들어오자 민가 돌며 콩 마대 빌린 국경경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