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백두산 답사 행렬에 혜산시 장마당 상인들 ‘웃음꽃’

백두산 오가는 길목인 혜산시 장마당 활기…상인들 “장사하는 맛이 난다”, “올겨울은 숨 돌리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전국청년학생들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가 3일 백두산 밀영고향집을 방문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겨울철에 접어들며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답사 참가자들이 백두산을 오가는 주요 길목인 양강도 혜산시 현지에서 각종 물품 구매에 나서면서 시장 상인들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장마당 상인들의 매출이 늘면서 평소보다 장마당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백두산 답사 참가자들이 장마당에서 다양한 물건을 사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달부터 겨울철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 조직 지시에 따라 각 기관 및 단체별로 답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일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올해 겨울철 답사가 시작된 11월에만도 100여개 단체의 수많은 일꾼들과 근로자들, 인민군 군인들, 청년학생들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백두산 답사는 지리적으로 반드시 혜산시를 경유해야 하는데, 이것이 혜산시 현지 장마당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혜산시 장마당에서는 의류·허리띠·손수건·손전등 등 다양한 물건들이 평소 때보다 훨씬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열차 운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답사 일정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이 며칠씩 혜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그 기간에 장마당을 찾아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답사대가 혜산에 도착해 백두산으로 올라갈 때는 하루 정도만 머물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보통 2~3일씩 혜산에 머문다”며 “이 과정에 장마당을 둘러보며 필요한 물건을을 사 가는 사람이 많아 상인들의 수입이 늘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답사 참가자들이 장마당을 찾는 이유에는 혜산시가 중국산 물품이 다른 지역으로 유통되는 관문이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도 꼽힌다.

여기에 더해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 달로, 북한에서는 새해를 맞기 전 새 옷과 양말 등 새 물건을 마련하려 하는 풍습이 있어, 이런 시기적 요인도 장마당 상인들의 매출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장마당이 활기를 띠면서 상인들은 “오랜만에 장사하는 맛이 난다”, “답사대가 우리를 살려준다”, “지금만 같으면 좋겠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웃어 본다”라며 크게 반색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 이후 주민들의 형편이 악화하면서 답사가 진행돼도 장마당에서 구경만 할 뿐 물건을 사는 사람이 거의 없어 장사꾼들 속에서도 수입 증가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었는데, 올해는 답사 참가자들이 물건을 꽤 구매해 상인들이 반기고 있다”며 “이달 한 달만이라도 지금처럼 장사가 잘되면 올겨울은 좀 숨 돌리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혜산시의 한 50대 상인은 “쌀 사 먹기도 힘들어 죽을 맛이었는데 요즘은 백두산 답사자들 덕분에 돈을 좀 만져 본다”며 “평소보다 비싸게 파는데도 물건이 잘 팔리니 겨울이 지나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커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혁명 전통 강화’라는 명목의 정치적 동원이 시장경제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이것이 답사가 활발히 이뤄지는 겨울철에 한정된 단기적인 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