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통제 고삐 죄나…공장 생산품 몰수 조치에 상인들 생계 위협

국영상점망 복원 및 활성화 의도라는 분석도…처벌은 장마당 출입 금지 조치까지 더해 경제 제재가 중심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공산품. 중국산 세탁비누와 철수세미 등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이 공장 생산품의 시장 유통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곳곳의 시장에서 상품 몰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장삿길이 막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1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길주군의 장마당에서는 길주팔프(펄프)공장에서 생산된 종이를 사용해 찍어낸 벽지와 학습장, 포장지, 약품 포장재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 됐고, 단속에서 적발된 상품들은 모두 즉시 몰수됐다”고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혜산 장마당의 경우에는 혜산신발공장에서 생산된 지하족(작업화)을 비롯해 국내 제약회사에서 만든 페니실린, 안궁우황환, 안궁사향, 록태고, 양춘삼록 등 약품이 모두 단속에 걸려 몰수됐다”고 했다.

아울러 소식통들에 따르면 각각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비누, 치약, 샴푸, 세제 등 지방공업공장 생산품들도 역시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대놓고 시장 매대에 올려두고 판매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상인들이 물건을 집에다 숨겨두고 소비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주문을 받아 몰래 파는 행위까지 모두 적발됐다.

이 같은 단속에는 시·군 인민위원회 연관 부서 일꾼들과 해당 지역 담당 안전원들이 대거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단속 과정에서 상인들에게 “누구에게서 물건을 넘겨 받았는가”라고 집요하게 추궁하기도 하는 등 누가, 어떤 경로로 공장 생산품을 부정하게 빼돌려 유통시키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려 하는 모습도 보였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비공식적으로 시장에 흘러 들어간 공장 생산품의 판매 행위에 대한 단순한 현장 단속을 넘어 국가가 공장 생산품의 유통 흐름을 장악하고 국가 주도의 공급 체계 확립으로 시장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국가가 대원수님(김일성) 시기처럼 국영상점망을 복원하고 활성화하려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한편, 중앙(내각)에서는 이번 단속을 계기로 몰수된 공장 생산품의 재판매·유용을 철저히 막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보고 체계 강화 또한 주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실제로 단속에 나선 시·군 인민위원회 일꾼들과 안전원들은 몰수한 상품의 종류·수량·출처를 세부적으로 기록해 시·군 인민위원회 법무부와 소속 안전부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벌은 주로 경제적 제재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품 전량 즉시 몰수와 별개로 3~7일간 장마당 출입 금지 조치 또한 내려진다는 설명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길주팔프공장의 벽지는 무늬가 고상하고 질이 좋다고 소문난 데다 수입산보다 가격도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라며 “이걸 파는 장사꾼들에게 7일간 장마당에 나오지 말라는 건 돈 벌지 말라는 말”이라고 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국산품을 파는 장사꾼들은 쌀 장사나 옷 장사처럼 목돈을 굴리는 사람들이 아니고 하루 벌어 반나절을 사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렇게 단속하고 장마당에 못 나오게 하면 사실상 굶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