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년들도 MBTI에 빠졌다…‘성격 궁합’ 보고 배우자 찾아

MBTI 모르면 요즘 청년 아니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경력, 학력보다 성격 잘 맞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3월 3일 전위거리 건설장에서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원 부부의 결혼식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의 20~30대 청년들 사이에 MBTI 성격유형검사가 유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미혼 여성들 속에서는 이 검사를 토대로 해서 자신과 성격적으로 맞는 결혼 상대를 고르려 하는 모습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청년들은 SD카드로 유입된 MBTI 테스트 프로그램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산 스마트폰에 설치하거나 외부 자료를 옮겨 만든 간이 테스트 문항표를 서로 돌려보며 성격유형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요즘 해주 시내 청년들 사이에서는 MBTI를 모르면 요즘 청년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북한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MBTI가 하나의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유행의 중심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있는데, 특히 소식통은 “요즘 20대 처녀들은 남자를 만나기 전 성격 궁합부터 확인하고, 궁합이 60~70% 이상 맞아야 ‘만나볼 만하다’고 여긴다”며 “일부는 선을 본 남자의 말투나 감정적인 반응을 기록해 뒀다가 친구들에게 성격 분석을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북한 20대 미혼 여성들은 결혼에 있어서 배우자와의 성격적인 조화를 중시하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른바 ‘성격 궁합’이 결혼을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입당(入黨) 여부, 제대군인 경력, 학력, 가정 형편 등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주된 결정 요소였지만, 요즘 신세대는 상대와 성격이 잘 맞는지를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의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이고, 이것이 하나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며 “특히 여자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높아지고 어차피 집안 살림은 여자의 소득으로 유지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남자의 능력보다 성격적 조화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여기(북한) 청년들, 그중에서도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들의 결혼관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20~30대 기혼 여성들은 성격유형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배우자와의 성격 궁합을 맞춰보며 “이래서 나랑 안 맞았다”라고 농담을 주고받는 등 유행을 흥미롭게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은 성격 검사를 과학이라고 한다”며 “이에 기성세대들은 살면서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성격 검사가 과학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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