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 시급한 北 공장들, 생산품·원료 외부 반출에 직접 나서

개건 현대화·종업원 편의시설 설치 요구에 공장 부담 폭증…뽕누에실·석재 등 위탁판매 움직임 나타나

평양제사공장에서 생산된 뽕누에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공장·기업소 현대화와 종업원 편의시설 설치 등 복리 증진까지 요구하면서 각 공장·기업소들의 자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최근에는 공장·기업소가 직접 나서서 자체 생산품이나 원료를 외부에 넘기는 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5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중 국경 일대에서는 뽕누에실과 석재가공품과 같은 북한 공장들의 생산품 및 원료들이 대량으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밀반출되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를 북한 공장들의 자금 마련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북한이 공장을 개건해 만가동하면서 생산 실적도 쌓고 종업원 편의까지 보장하라고 요구해 대니 간부들만 궁지에 몰린 상태”라며 “위에서 요구한 대로 맞추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세외부담으로 떠미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아예 내부 물자를 외부에 내놓는 방식으로 돌아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거래 방식도 과거와 뚜렷하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개인이 중국 측 수요자로부터 선돈을 받고 북한 내부에서 수요자가 원하는 물자를 모아 넘겼다면, 지금은 각 공장에서 돈이 될 만한 게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고 외부 접촉선을 통해 수요자들을 직접 찾아 넘기는 식으로 거래 흐름 구조가 변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각 공장이 직접 나서서 자금 마련을 주도하는 흐름이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소식통은 “개인이 주도하는 거래는 줄어들고, 공장이 직접 주도적으로 위탁판매 거래를 추진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개인이 못 하게 하니 단위가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의 공장들이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외부에 밀반출한 자체 생산품 및 원료 중 대표적인 것으로 뽕누에실과 석재가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1등급 뽕누에실 2~3톤 물량에 대한 거래 요구가 있었으며, 이 물량은 김정숙평양방직공장과 평안북도 구성방직공장 등 북한 굴지의 방직 공장들에서 나왔다.

이는 공장의 필요에 따라 자체적으로 진행된 비공식 ‘긴급 거래’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아울러 북한 내 주요 대리석 광산에서 생산된 고급 석재들도 외부로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 또한 생산 단위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위탁판매를 붙여 거래에 나선 사례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은 북한 내부에서 먼저 물자를 누가 사줄지 수요자를 찾아 나서는 식의 거래 방식이 확연하다”며 “생산은 하는 만큼 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공장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와의 거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고,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