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출근율 제고하겠다며 ‘액벌이’ 청년들 불러들이자 반감 ↑

청년동맹, 직장 복귀 지시 안 따르면 돌격대 보내겠다 경고도…청년들 "시끄러워 시집이나 가야겠다"

북한 평안북도 농촌 지역에서 전기 자전거에 장삿짐을 싣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주민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직이 연말을 맞아 청년들의 직장 출근율을 끌어올리겠다며 이른바 ‘액벌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년들 속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여성 청년들은 “시끄러우니 시집이나 가야겠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혜산시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청년동맹이 청년들의 직장 출근율 제고를 연말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혜산시 청년동맹은 돈을 내고 직장에 나가지 않는 청년들을 모두 현장으로 불러들이라며 시내 공장 청년동맹 조직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청년동맹은 앞서 이달 초 시내 공장 청년동맹 조직들에 ‘액벌이 하는 청년들을 무조건 출근시키라’고 지시하는 한편, 하부 단위별로 액벌이 하는 청년들의 명단을 작성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액벌이란 8·3 노동과 유사한 개념으로, 직장에 출근할 대신 이름만 걸어 두고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납부하며 개인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다. 북한에는 직장에서 월급이나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런 식으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 청년동맹의 지시에 혜산방직공장 청년동맹은 청년들을 다시 직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혜산방직공장의 경우 일부 작업반은 전체 인원 중 ⅓가량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을 정도로 결근자가 많은데, 이 중에는 청년들도 여럿 포함돼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액벌이 하는 청년들은 이 같은 지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청년들은 ‘생활비(월급)도 제대로 안 주는데 출근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장사 짐이라도 날라야 돈을 벌지 않겠는가’라며 무조건적인 출근 강요에 반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실제로 액벌이하는 청년들은 지역을 오가며 물동을 나르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돈주들의 심부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인이 알아서 돈을 벌어 살아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청년들의 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직장은 사실상 이름만 올려두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 청년들 사이에서는 “요즘 청년동맹에서 너무 조이니 차라리 시집가서 장사하는 게 낫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출근 압박도 받지 않고 시장에서 정식으로 장사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차라리 그편이 더 낫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인식한 시 청년동맹은 청년들이 직장 복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해당 청년들을 집단으로 돌격대로 내보낼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시 청년동맹이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청년동맹의 전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위기감에 더해 연말을 맞아 상부 평가를 의식한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일부 단위에서는 지시가 내려와도 서류상 출근으로만 처리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며 “청년동맹이 통제를 강화한다고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