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군 동기훈련을 앞두고 러시아 파병 병력의 핵심 주축인 폭풍군단(11군단)의 고위급 군관들을 대상으로 내부 동요 차단을 주문하는 강연회가 열린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동기훈련을 앞두고 폭풍군단에 총정치국의 강연자료가 배포되면서 지난달 29일 군단 지휘부 정치부는 모든 고위급 군관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강연회를 진행했다.
소식통은 “군 보위부의 보고자료에서 폭풍군단 군인들 속에서 외부에서 유입된 러시아 파병 군인들에 관한 소식이 돌면서 간헐적인 동요가 엿보인다는 진단이 내려졌다”며 “이에 강연회에서는 폭풍군단 군인들 속에서 나타나는 사상적, 심리적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적 과업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책적 과업이란 동기훈련 기간에 주 2회씩 정치사상 강연을 조직하라는 것인데, 여기에서 러시아 파병 전사자와 군인들의 영웅적 기개를 높이 평가하면서 더욱 감정적으로 몰아붙이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강연회에서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전사자들의 희생을 강조해 충성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 “조국의 명예를 안고 싸우는 것이 참된 전사의 길”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군인들의 동요를 차단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강연회에서는 “포로가 된 순간부터 전사는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자에 해당한다”며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2명의 군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미 언론에 노출되었으며 끝까지 엄수돼야 할 군의 비밀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을 밝히면서 “비록 살아서 돌아온다 해도 공화국의 품을 이탈한 순간, 이미 영생의 삶은 사라지는 것”이라고 단언했다는 것이다.
이어 “자폭을 택했다면 조국이 그 이름을 기억할 영웅이 되었을 것이나 변절을 택하면 개만도 못한 존재로, 가족까지도 평생 치욕을 짊어지고 살게 된다”면서 “전쟁에서의 선택지는 오직 명예로운 죽음뿐이다”라고 각인시켰다.
소식통은 “군단 지휘부 정치부는 이번 동기훈련이야말로 군인들의 사상정신 상태를 다시 조여야 할 때라면서 주 2회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강연회에서 ‘전쟁에서 포로로 붙잡히는 순간 공화국의 군인들이 아닌 적의 선전에 이용되는 도구가 될 뿐’이라는 직접적인 경고를 마구 쏟아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를 바탕으로 주 2회 강연회가 진행 중인데, 폭풍군단의 군인들 속에서는 강연회에서 강조되는 사상적 내용에 대한 공감은 전혀 없고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불안감만이 감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여전히 파병 현지 상황에 관한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고, 파병된 많은 군인이 죽어서 돌아온 데다 포로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라는 공포감에 무거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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