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훈련 앞두고 내려진 영양식 제공 지시…부담은 군관 아내들 몫

음식 준비하려 물건 내다 팔거나 물물교환 나서…살림 쪼개야 하는 부담이 가정 내 불화로 이어지기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4년 3월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과 산하 제1땅크장갑보병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황해북도에 주둔하고 있는 북한군 2군단이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동기훈련을 앞두고 군인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군관 가족들에게 전가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이달 중순 2군단 산하 부대들에 동기훈련 기간에 들어가게 된 병사들의 체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영양가 높은 음식을 제공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지면서 군관들이 조를 짜서 날짜별로 음식 준비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동기훈련은 군인들의 혹한기 전투 환경 적응과 전투력 및 작전 수행 능력 향상, 사상 무장과 군기 확립을 위해 북한군이 매년 12월 1일부터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혹독한 추위 속 강도 높은 장기간 훈련이 예견돼 있기 때문에 2군단은 훈련 개시에 앞서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고 체력 저하를 방지하고자 ‘영양식 제공’이라는 지시를 내려 특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지시는 사실상 ‘군관 가족 총동원령’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급식 사정에서 영양식을 마련하기란 어려운 일이어서 결국 군관 가족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원칙적으로는 부대가 자체 부업지 농사와 가축 사육을 통해 병사들에게 질 좋은 식사를 보장해야 하나 모든 것이 부족한 현실에서 자력갱생으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이런 지시가 내려오면 군관 가족들, 특히 아내들이 나서야 한다”며 “군관 가정은 일반 주민 가정과 달리 식량이나 일부 소비품(생활필수품)이 배급되긴 하지만, 수입이 변변치 않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에는 아내들이 집안 물건을 내다 팔거나 물물교환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실제 평산군에 있는 2군단 직속 부대는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류를 포함한 특식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해당 부대의 군관 아내들은 가정 살림을 쪼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고, 이것이 가정 내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에 주둔하고 있는 10군단 산하 부대들에도 유사한 지시가 내려져 현재 군관 아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형편도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100명 안팎의 병사들에게 먹일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 군관 아내들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다”면서 “남편이 군관이라는 이유로 평생 농사짓고, 가축을 돌보고, 군의 살림까지 떠맡는 군관 아내들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군을 ‘당의 군대’, ‘수령의 군대’라고 강조하는데, 정작 병사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돌보지도 못한 채 그 부담을 군관 가족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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