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면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지는 북한 양강도에서 웃풍을 막는 ‘방풍장치’를 미처 하지 못한 세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쌀 등 식량과 난방·취사용 연료도 마련하기 벅찬 형편에서 방풍장치는 주민들에게 ‘사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예전에는 이맘때면 집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장치를 했지만, 올해는 그것도 가격이 너무 비싸 아예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집이 유독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10월 말이면 각 가정에서 겨울나기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반년식량’인 김치를 담그거나, 난방·취사용 연료를 확보하거나, 겨우내 찬 바람이 집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박막을 사서 문이나 창문에 씌우는 작업을 하느라 주민들이 그야말로 숨 돌릴 틈이 없이 바쁘게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김장하거나 겨울용 연료를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주민들이 특히나 많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닐박막 가격까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주민들이 방풍장치를 하는 것도 포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닐박막이 1㎡당 (북한 돈) 1만 5000원인데, 출입문과 부엌 창문, 방 안 창문까지 막으려면 적어도 7㎡ 이상은 있어야 한다”며 “이를 돈으로 계산하면 10만원이 넘기 때문에 하루 벌어 하루 살기에도 빠듯한 주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방풍장치에 쓸 10만원이 있을 만큼의 형편이 된다면, 애초에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들도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3000원하던 비닐박막이 중국(위안) 돈대(환율) 상승으로 올해는 5배 정도 오르다 보니 주민들이 방풍장치 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재 혜산시의 한 인민반에는 약 30세대 가운데 새 비닐박막을 구해 붙인 세대가 3세대에 그쳤고, 지난해 쓰던 비닐박막을 재사용한 세대는 2세대로 알려졌다. 또 방풍장치가 따로 필요 없는 집은 4세대로, 결국 이 인민반의 ⅔에 해당하는 세대가 방풍장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외곽 지역의 경우에는 방풍장치를 한 세대를 찾아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일부 세대는 헌 옷가지나 버려진 박스를 활용해 문틈을 막는 식으로 임시방편을 쓰고 있다.
소식통은 “끼니를 해결하기도 힘든 세대들은 방풍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추위가 절정인 12월이나 1월이면 이런 세대들은 옷을 더 껴입으면서 버텨 겨울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력이 있는 주민들은 방풍장치를 따로 하지 않아도 따뜻하게 겨울을 나고 있다. 이들은 외부의 찬 공기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수입산 제품으로 문과 창문을 미리미리 교체해 애초에 방풍장치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단열이 잘 갖춰진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주민들과 돈 있는 주민들의 생활은 완전히 극과 극”이라면서 “돈 있는 주민들은 탄이나 화목(땔나무)으로 난방을 충분히 하는 데다 출입문과 창문을 성능 좋은 수입산으로 바꿔 겨울에도 바람 한 점 안 들어오는 집에서 추위 걱정 없이 지낸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생활난에 방풍장치조차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지만, 누군가는 방풍장치를 굳이 할 필요도 없는 등 현재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따라 겨울나기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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