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서 홀대받던 소학교 男교사, 최근 ‘안정적 직업’으로 재평가

안악군 고급중학교 졸업반 남학생 교원대학 지망률 3배 증가…농촌서는 특히 '신분 상승' 기회로 여겨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월 30일 평안남도 덕천시 삼탄소학교 사슴골분교를 조명하며 도시뿐 아니라 농촌과 산골 학교까지 당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황해남도 안악군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가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장래희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지 않은 남학생들이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북한의 남학생들이 교원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9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안악군의 한 고급중학교에서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와 관련해 1·2·3 지망을 적게 했는데, 한 학급에서 남학생 15명 중 6명이 교원대학을 상위 지망으로 적었다”며 “예전에는 남학생들은 많아야 2명 정도 교원대학을 희망했는데 올해는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대학은 소학교(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3년제 대학이다.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소학교 남자 교사가 그리 선호되는 직업은 아니어서, 교원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성비를 보면 늘 여자가 훨씬 많았다.

북한 소학교 학부모들은 대체로 여자 담임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자 교사들은 대부분 학급 담임을 맡지 못하고 소년단 지도원이나 체육교사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년단 지도원은 사범대학 지도원학부를 졸업해야 맡을 수 있는 직책이어서 교원대학 출신 남자 교사에게 돌아가는 보직은 사실상 체육교사에 한정돼 있다.

더욱이 북한에는 소학교 교사는 여성이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남자들이 코흘리개들(소학교 학생들)하고 노느니 삽 들고 나가서 일하는 게 낫다’라는 등 소학교 남자 교사를 은근히 비웃는 말도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학교 남자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고, 이에 교원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남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배급이나 생활비(월급)를 거의 못 받는 건 공장·기업소도 마찬가지인데, 돌격대나 각종 사회동원엔 계속 불려 나가니 그럴 바엔 동원이 적고 비교적 안정적인 교원이 훨씬 낫다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교원대학에 진학하면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남학생들에게는 큰 이점으로 꼽힌다”고 했다.

이런 양상은 농촌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에서 농장원이라는 직업은 사실상 대물림되기 때문에 농촌의 남학생들은 교원대학에 진학해 교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을 신분 상승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식통은 “농촌 출신 남학생들에게 교원대학 진학은 작은 희망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것도 부모가 자식의 대학 생활을 뒷바라지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집 자식들이나 꿈꿀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부모가 자식의 대학 졸업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수만 있다면 농촌에서는 신분을 바꾸기에 교원대학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대학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농촌 출신 학생의 경우 졸업 후 경쟁률이 낮은 농촌의 분교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 도시 학교에 배치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범대학 졸업자는 간부 비준 대상이라 교원을 몇 년 하다가 간부로 조동 배치될 수도 있지만, 교원대학은 그런 간부 등용문과는 거리가 있다”며 “그래서 예전에는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교원대학에 간다’는 말을 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정치와 상관없어 더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