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각 기관 후방부 일꾼들이 일제히 양곡 접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접수된 쌀의 비율을 조작해 이익을 챙기는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시장의 쌀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익을 더 많이 남길 수 있게 돼 올해는 후방일꾼들이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17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군대 뿐만 아니라 사회안전성이나 국가보위성 등 각 기관에서도 대대적으로 식량 접수를 벌이는 지금 시기에 후방일꾼들의 부정부패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지금 여기(북한)서는 ‘올해처럼 후방일꾼들이 살맛 나는 해도 드물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는 ‘단위별 등급’이 존재해 등급별로 접수하는 곡식의 비율이 각기 다르다. 등급에 따라서 가장 상위에 있는 단위는 쌀을 100%로 접수하기도 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8(쌀) 대 2(옥수수 등 잡곡), 7 대 3, 6 대 4 등의 비율로 접수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런 단위별 등급이 접수 단계에서만 지켜질 뿐이라는 점이다. 실질적으로는 접수한 곡식의 총량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각 단위의 후방일꾼들이 곡식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쌀을 빼돌리고, 빼돌린 양만큼을 잡곡으로 채워 넣어 총량만 맞추는 식으로 비리를 저지른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한 단위가 7 대 3의 비율로 총 10톤의 곡식을 접수했다면, 후방일꾼들이 쌀 7톤 중 3톤을 빼돌리고 그중 1톤을 잡곡 3톤으로 바꿔서 총 10톤의 무게만 맞추면 문제될 일이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후방일꾼들이 2톤의 쌀을 개인적으로 취할 수 있는 데다, 1톤을 잡곡으로 바꾸는 과정에 남는 차익까지 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황해남도 해주시의 한 후방일꾼 가족은 해마다 가을이면 벽성군·강령군 등지에 내려가 옥수수 몇 톤을 미리 주문해 놓는다고 한다. 이는 곡식 접수 과정에서 쌀을 빼돌리고 옥수수로 바꿔치기하는 데 필요한 물량으로 활용하기 위한 밑작업이다.
이런 식의 부정부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가 특히 후방일꾼들에게 황금기로 여겨지는 이유는 쌀과 잡곡의 가격 차이가 3배 이상 벌어졌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쌀을 빼돌리고 그 양을 잡곡으로 메우기만 하면 총량을 맞출 수 있는 구조에서 후방일꾼들은 그야말로 살맛 나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며 “예전에는 후방일꾼만 먹었다면 요즘은 혼자 먹다 탈이 날까 봐 단위 책임자들과 나눠 먹는 식으로 부정부패의 연대가 더 견고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각 단위에서도 가장 힘 있는 간부들은 쌀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거나 쌀밥을 먹게 되는 반면, 말단에 있는 힘없는 구성원들은 자신들에게 돌아왔어야 할 쌀 대신 잡곡을 공급받게 되는 등 배급의 질 면에서 피해를 보게 된다. 북한에서 쌀은 주식이자 가장 선호되는 식량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 큰 박탈감을 낳는다.
소식통은 “후방일꾼들이나 간부들은 이런 시기를 활용해서 개인적으로 챙기는 것들이 많지만, 아래에서는 챙길 기회가 없어 못 챙긴다”며 “국가에서 정한 접수 비율이 접수 단계에서 조작되면서 실제 공급에서 불평등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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