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손수레를 끌어 생계를 이어가던 50대 여성 A씨가 길거리에서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음에도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은 그를 외면했고, 일부는 A씨의 손수레에 있던 물건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해 주민 사회에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1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평성시에서 어려운 생활 형편에 하루 한 끼만 먹고 버티며 손수레에 식료품 상인들의 짐을 실어 날라주는 것으로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가던 A씨가 길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당시 그 옆을 지나던 주민들이 쓰러진 A씨를 챙기기보다는 모른 척 그냥 지나갔고, 심지어 몇몇 주민과 꽃제비들은 A씨가 끌던 손수레로 달려들어 거기에 실린 라면, 맥주, 사탕 등 식료품을 들고 사방으로 달아났다.
그러자 뒤늦게 다른 주민들도 A씨의 손수레에 있던 짐을 훔쳐 가려 모여들었다. 그러던 중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 다가온 한 노인이 상황을 파악하고는 모여 있는 사람들 틈에서 큰소리로 “사람이 쓰러졌는데 지금 뭐 하는 거냐”며 고함을 쳤고, 이에 짐을 챙기려던 주민들이 뒤로 물러났다.
노인은 곧바로 A씨를 흔들어 깨웠고, 그는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이내 A씨는 손수레에 실린 짐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길바닥에 주저앉아 소리 내 울부짖었다.
이날 A씨가 도둑맞은 물건의 피해액은 북한 돈으로 약 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시장에서 쌀 230kg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으로, 하루 한 끼 해결도 어려운 A씨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액수다.
소식통은 “장사꾼들에게 짐을 받아서 약속된 장소까지 손실 없이 옮기는 것이 손수레꾼의 책임이기 때문에 이번처럼 도중에 짐이 사라지면 그만큼을 손수레꾼이 변상해야 한다”며 “책임성을 지키지 못하면 단골손님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생계를 잇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 안타깝게도 A씨는 빚까지 떠안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힘겨운 생활에서 큰 빚까지 갚아야 하게 됐으니, 그런 자신의 처지에 감정이 북받쳐 A씨가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사건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사람이 쓰러졌는데도 짐부터 훔쳐 달아나다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배고픔이 인간성까지 앗아가 버렸다”, “돈을 벌려다 오히려 빚만 지게 됐으니 얼마나 괴로운 심정이겠냐”라는 등의 말을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꽃제비들이야 원래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먹고 살아가니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주민들까지 쓰러진 사람을 못 본 척하거나 짐을 훔쳐 달아났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라며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인간성까지 바닥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이 양심과 도덕인데 배고픔 앞에서는 그것도 다 무너지는 것 같다”며 “국가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외면하니 이렇게 인간성이 무너지는 사회가 돼가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