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 계기에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반응은 ‘시큰둥’

자녀 많이 낳아 키우는 것을 '어머니의 본분'으로 강조하지만, 부담에 출산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가정과 나라의 미덕과 미풍을 지키고 아름답게 꽃피우며 우리 사회에 생기와 활력을 더해주는 어머니들을 사랑과 존경의 단상에 높이 내세워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의 품속에서 어머니날을 맞이한 각지 인민들의 기쁨이 조국땅 방방곡곡에 끝없이 넘쳐흘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해 어머니날(11월 16일)을 계기로 가정 내 여성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 어머니날을 전후해 평안남도 안주시에서는 기관·기업소들을 중심으로 가정이 있는 여성들을 격려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실제로 안주시의 한 식료공장에서는 어머니날 전날인 15일 먹거리를 동반해 가정과 직장을 모두 책임지는 여성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며, 이들에게 술, 당과류, 된장·간장 등 물자를 공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해당 공장에서는 여성이 자녀를 많이 낳아 훌륭히 키우는 것을 ‘어머니의 본분’이자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이바지하는 애국’이라고 강조하고, 당국이 제공하는 각종 다자녀 혜택을 선전하면서 어머니날을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직결된다. 실제 북한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아기를 많이 낳지 않으려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이를 체제 유지에 큰 위협으로 판단하고 ‘다자녀세대우대법’을 제정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머니날과 같은 특정 계기에 조직적으로 격려, 선전 사업을 벌이며 여론 조성에 나서는 것도 그 일환이지만, 출산 문제에 대한 주민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성들이 가정의 생계를 짊어진 현실에서 출산과 양육에서의 실질적인 도움은 없고 고작 년에 한두 번 격려 행사 정도 하는 게 다니 다들 속으로 ‘아무리 떠들어 봐라, 누구 좋으라고 아이들을 줄줄이 낳겠냐’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출산과 양육은 여성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당국이 법률로 각종 혜택을 보장하고 출산을 독려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출산율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여성들의 노고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어머니날에 반짝 공급을 주거나 격려하는 사업은 출산과 양육 부담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으로 크게 작용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날을 계기로 한 각종 사업은 결국 출산 장려 기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인데, 아이를 낳아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고,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출산 문제에서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려면 생활 지원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게 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