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재 北 무역대표들, 예고 없이 평양 소환…성과 압박 ↑

갑작스럽게 본국으로 불려 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기도…협력하던 중국인 사업가들도 당황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왼편에는 북한 신의주, 오른편에는 중국 단둥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중국에서 활동하던 무역대표부 대표들을 최근 예고 없이 소환하고 일부는 새로운 이들로 교체해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복수의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선양, 동강 등에 주재하며 대외사업을 벌이던 무역대표부 대표들이 지난 16일부터 20일 사이에 갑작스럽게 평양으로 소환됐다.

북한 무역대표부 대표들은 통상 3년가량 해외에 주재하며 외화 및 기지(기반) 확보 업무를 담당한다. 이후 본국으로 복귀해 일정 기간 ‘혁명화’ 과정을 거친 뒤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에 나온 지 2년도 되지 않은 무역대표들이 예정에 없이 본국으로 소환 조치됐다는 전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보통은 대표들이 한 번씩 불려 가면 사업실적이나 국가계획분 달성 여부 등을 보고하고 정치생활 총화를 거쳐 중앙당 지시를 재확인한 뒤 파견됐던 곳으로 복귀하는데, 이번에 소환된 대표들은 상당수가 돌아오지도 않고 연락도 두절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담당자가 교체돼 새로운 무역대표가 파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3년을 채운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분위기를 감지하지만, 아직 기간이 한참 남은 대표들도 갑자기 불려 들어갔고, 그대로 사람이 교체된 경우도 있다”며 “기존의 대표들과 협력하던 중국의 사업가들도 이 상황에 굉장히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측과 사업하던 중국의 한 사업가는 “조선(북한)의 체제 특성상 일방적 조치에 따라 대표가 교체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새롭다”며 “신뢰를 쌓아가던 사람이 갑자기 불려 가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면 사업도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토로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서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사업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성과가 부진한 무역대표들을 불러들여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성과 달성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다.

본보는 앞서 지난 8월 말 북한이 중국 주재 무역대표들의 활동 상황이나 계획분 수행 여부, 재정 상태 등을 파악하는 검열을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서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무역 부문을 통해 외화 자금을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번 무역대표 인사 조치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중국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검열…외화 부족에 자금 틀어쥐기?)

소식통은 “이번에 불려 간 사람들을 보면 당에서 시키는 것만 곧이곧대로 하던 이들”이라며 “뇌물(로비)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으니 실적이 변변치 않아 결국에는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겠냐”고 했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는 북한 무역대표들에 대한 당국의 성과 검열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조선 무역대표들 속에 ‘언제든 불려 갈 수 있고, 그것이 마지막 호출이 될 수 있다’는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며 “하라는 것만 해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탄식과 함께 비리를 저지르지 않으면서 실적도 내야 한다는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중조(북중) 무역 전반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 추가됐다”며 “검열과 교체가 잦을수록 조선과의 사업에 한계를 느끼는 중국인 사업가들이 많을 텐데, 이는 양국 간 무역 거래 환경만 악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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