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식 먹은 최현호 병사들 집단으로 복통 호소해 ‘한바탕 소동’

과식·고지방 음식 섭취에 따른 급성 위장장애로 진단…이번 사건으로 병사 영양부족 문제 다시금 대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5일) 무장장비전시회 참관 일정으로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를 돌아보고 해군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구축함 ‘최현호’ 행사 이후 20여 명의 병사들이 집단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인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원수님(김 위원장)을 모시고 진행한 최현호 행사에서 특별식을 먹은 병사들이 행사 직후 복통과 설사, 고열과 같은 식중독 증세를 보여 집단으로 의무실에 실려갔다”며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비상체계까지 선포됐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행사 당일 ‘해상근무자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장기 함선 근무 군관과 병사들을 위해 돼지고기볶음, 양념닭튀김 등 중앙당이 직접 마련한 특별식이 제공됐다.

모처럼 특별식이 차려지자, 병사들은 “살아생전 이런 음식은 처음 본다”, “지금 안 먹으면 언제 또 이런 음식들을 먹어보겠냐”, “평소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을 일이 없는데 처음으로 이런 음식들을 배터지게 먹어 본다”며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들을 그릇에 가득 담아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병사들은 평소 식사량의 3배 이상을 먹었는데, 식사 이후 “배가 더부룩하고 답답하다”, “설사가 날 것처럼 배가 아프다”, “열까지 나는 것 같다”며 저마다 불편감을 호소했다.

실제로 여러 명의 병사가 복통과 설사 등의 증세로 의무실에 실려 오자 구축함 의무실은 급히 응급대책반을 꾸리고 지휘부에 상황을 보고했다. 다만 이를 보고를 받은 최현호 함장은 “행사 분위기를 해칠 수 있으니 공개하지 말고 조용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의무실의 군의관들은 맨 처음 식중독을 의심했지만, 이후 세부 검진 결과 ‘과식과 고지방 음식 섭취에 따른 급성 위장장애’라고 최종 진단을 내렸다.

소식통은 “군의관들은 보기 드문 잔치상에 병사들이 흥분해서 너무 많이 먹은 데다 기름기 많은 음식 위주여서 갑자기 위장장애가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한 마디로 평소에는 잘 먹지 못하는 병사들이 고지방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내 군의관들은 증세가 있는 병사들에게 2시간 간격으로 탈수 방지를 위한 약물과 소화제를 처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군 내부적으로 해군 병사들의 영양 부족 실태가 다시금 대두됐다고 한다. 특히 구축함 승조원들의 식사는 주로 보리밥에 된장국, 염장 어물 등으로 구성되며 지방 섭취량은 권장량에 현저히 못 미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해군에는 “먼바다에 나가는 해병들의 영양 실태를 구체적으로 점검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졌고, 이와 관련해 해군 군의국은 소화제, 전해질보충제, 항균성 영양제 등을 필수 비축품으로 지정하고 내달 중으로 원양 근무를 하는 부대들에 보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또한 각 함대에는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에서 지방질 음식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병사들을 대상으로 ‘기름진 음식은 천천히 소량으로 섭취하라’, ‘특별식이 제공됐을 때는 과식을 하지 말라’는 등의 사전 교육이나 안내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소식통은 “이 사건을 접한 평양시와 남포시의 주민들은 사민(민간인)들이나 군인들이나 늘 굶주리다 보니 어쩌다 하루 잔치 음식을 먹게 되면 위가 놀라 체하게 되는데, 이번 사건은 늘 굶주린 사람에게는 오히려 배부름이 병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사건이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