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한국에서는 ‘이산가족의 날’을 맞아 이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아픔을 위로하는 여러 행사가 열린 가운데, 북한에서는 이산가족 간 교류나 접촉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오는 11월까지 이산자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 가족의 개인정보나 사진·편지를 모두 폐기·소각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산가족 교류가 사실상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에 있는 가족을 ‘적대국 인사’로 규정한 데 따른 조치로, 현재 남아 있는 한국과의 연결선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이산가족도 ‘적대국 인사’로 규정…北, 혈육마저 부정하나)
소식통은 “원래 지난해 말까지 모든 선을 없애겠다고 했지만 약간의 반발이 일었고, 이에 따라 단계별로 차근차근 움직임을 보여 왔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초부터 이산가족 명단 전수 조사(1월), ‘적대국 관계론’으로 교양(2월), 이산가족 관리 절차 및 문서 표준화(6월), 사진·편지 등 관련 유물 폐기 계획 확정(9월) 등 관련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후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보위성은 각 도·시·군당 조직부와 보위기관에 비밀 지시를 내려 올해 연말까지 이산가족을 적대국 인사로 분류하고 연결선을 완전히 끊는 작업을 모두 완료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남북 간 인도적 교류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식통은 “이번 조치에는 외부와의 통로를 완전히 끊어 놓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 관한 모든 자료를 없애는 방식으로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틈새를 막고 정보 유출입 가능성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현재 북한의 이산가족들에게 한국에 있는 가족의 사진이나 주고받은 편지, 주소·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자발적으로 반납·폐기·소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산자 가족들을 조용히 불러 앞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하고 있고, 이를 거부하거나 이에 불만을 품으면 사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기록하는 식으로 압박하고 있다”면서 “특히 해외 경험이나 송금 흔적이 있는 이산자 가족들은 훨씬 더 엄격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 과정에서 “한국 가족은 없는 셈 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한 번만이라도 가족을 만나게 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방의 당과 보위기관은 상부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산가족의 이런 요구를 묵살하고 한층 완강한 태도로 사안을 처리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현재 북한 내에서는 이산가족들이 북한식 성분 제도에 따라 적대국 가족으로 분류돼 향후 취업·간부 배치 등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