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20대 신혼부부가 출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결국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에서 이처럼 자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9일 “결혼한 지 2년 된 삼지연시의 젊은 부부가 자녀 계획을 두고 다투다 지난달 초에 이혼했다”며 “아내는 경제적 여건을 이유로 출산을 늦추려 했으나 남편은 끝내 이에 동의하지 않아 갈라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고 당국도 출산을 ‘애국적 의무’로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하다. 만약 부부 중 한 사람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이 자체로도 정당한 이혼 사유가 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에서는 이혼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지역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주민 대부분은 “아이 없는 결혼은 있을 수 없다”며 남편의 입장을 옹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을 미뤄온 아내에 대해서는 “신여성은 모두 이기주의자”라고 비판하거나 “처녀 때 바람을 피워 아이를 못 낳는 것 아니냐”는 등 모독성 발언까지 하는 주민들도 여럿이었다.
다만 젊은 세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청년들 사이에선 “남편이 출산을 좀 기다려 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 시기를 늦출 수도 있는 것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이 오히려 문제라는 것이다.
또 “아이를 낳는 시기는 부부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맞다”, “출산 문제로 이혼까지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소식통은 “먹는 입이 적어야 재산이 불어난다는 말을 하면서 자녀를 한 명만 낳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국가가 배급도 정상적으로 주지 않고 개인이 시장에 의지해서 먹고 살아야 하니 결혼은 물론이고 출산도 늦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출산 문제로 이혼하게 된 이 20대 부부의 경우 남편이 직장에서 받는 월급인 북한 돈 2만원으로는 생계를 꾸리기가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이 2만 50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남편의 월급으로 쌀 1kg도 살 수 없는 형편인 셈이다.
소식통은 “경제적인 형편을 생각하면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미루는 것도 이해가 간다”며 “결혼하면 곧바로 출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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