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후 해외 노동자 사상교육 강화되고 통제는 심화

북중관계 강화와 양국 수뇌부 협력을 더 크게 강조...김정은 외교 행보를 '국가적 영광'으로 부각

2019년 2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세관 앞에 북한 여성들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 파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정치·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국가적 영광’으로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감시와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중국 내 파견 현장에서는 지금 주 1회 이상 집체학습과 생활총화가 빠짐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이 당의 노선과 원수님(김 위원장)의 영도, 그리고 대중(對中) 친선 강화 문제를 학습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원수님의 방중 이후에는 교육 내용이 주로 ‘불면불휴(不眠不休)의 외교활동’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요즘 늘어난 영상이나 문헌 자료를 활용 학습을 통해 조중(북중)관계 강화와 양국 수뇌부의 협력을 더 크게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전까지만 해도 노동자들에게 강조된 학습의 핵심은 철저히 외화벌이와 당 자금 확보였다. “국가계획을 무조건 완수하고, 당 자금에 미달이 없어야 한다”는 지시가 반복되는 등 통치 자금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하는 학습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달라졌다. 소식통은 “지금은 단순히 돈을 벌어 바치는 문제가 아니라, 원수님의 외교 활동을 찬양하고 조중 친선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학습 과제로 바뀌었다”면서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게까지 지도자의 외교 행보를 ‘국가적 영광’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충성심을 한층 높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후속 조치를 기대하면서도, 실제 생활 조건이 개선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는 “임금과 생활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통제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노동자들의 생활과 근무는 과거보다 훨씬 더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 출입은 엄격히 제한되고, 근무지와 식사 공간까지 감시 체계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또 관리 간부들은 조장·부조장 외에 점검원까지 두고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독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휴대전화 사용이 크게 제한되고, 중국인과 사적으로 접촉할 경우 즉시 보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외출은 5명 단위로만 가능하며, 사전 승인 없는 외부 활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일부 노동자들은 “중국 측이 협조적이지만 실제 생활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 중국에 나와 있는 조선(북한) 노동자들의 현실은 한쪽으로는 국가적 긍지와 사명감을 강요받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통제가 훨씬 더 강화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중조관계가 좋아지면서 해외로 나가는 인원은 늘어나고 있는데, 그만큼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그물망도 더 촘촘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중국 파견 노동자 규모도 크게 늘릴 예정으로 전해졌다. 파견 노동자 수를 지난해보다 최소 3배, 많게는 5배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 코로나 시기 급감했던 규모가 다시 확장되는 모습인 셈이다.

주요 파견 분야는 수산업, 가공업, 봉제업, 제조업 등이며, 파견 노동자들은 주로 랴오닝성, 지린성 등에 접경 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랴오닝성 단둥과 동강 소재 수산물 가공 공장에 북한 신규 노동자들이 파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김정은 방중 직후 中에 노동자 잇따라 파견…재개 신호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