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계기로 한 북중정상회담에서 대규모 설탕 지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중국의 설탕 지원은 물가와 민심 안정을 동시에 노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가시적 방중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대외경제성과 육해운성에 중국산 사탕가루(설탕) 반입 계획을 마련하고 신속한 실무 대책을 세우라는 당·내각 차원의 긴급 지시가 지난 8일 내려졌다”며 “이는 조중(북중) 회담의 결실로,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말까지 약 한 달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수입 물량은 총 1만 9000여톤 규모로 명시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반입 경로는 남포항으로 확정됐다”며 “이번 반입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성은 1차 현장 요해(파악) 보고에서 개선된 임시 창고와 부두 시설을 활용하면 당 창건 기념일 전후 대량 물량 반입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번 반입 물량은 전량 정제당(精製糖)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서는 사실 값싼 원당(原糖)을 주는 게 이익이지만 북한의 정제 설비 및 기술력 부족을 고려해 고품질의 정제된 설탕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도 중국의 설탕 지원 계획을 확인하며 “경제적 실익보다 조선(북한)을 배려하는 차원이 크고, 특히 조선의 기념일(당 창건일)을 맞아 ‘대국(大國)의 선물’ 이미지를 부각시켜 설탕도 마음대로 못 사 먹는 조선 사람들에게 중국에 대한 정치적 예속과 경제적 의존력을 각인시키려는 타산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평양과 수도권 대도시에서는 이미 설탕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설탕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규모 설탕 반입은 단기적으로 가격 안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공급·분배 조치나 대상에 따라 지역별 체감 효과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사탕가루가 들어온다는 입소문이 조용히 퍼져 평양 사람들이 제일 반가워하고 있다”며 “이 품목(설탕)이야말로 곧바로 인민들이 좋아하는 귀한 품목이어서 당 창건 80돐(돌) 기념일을 전후로 식료품 명절 공급이 이뤄지고 여기에 설탕이 포함된다면 평앙시민들이 크게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80주년으로 정주년을 맞은 당 창건일을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정치적 분기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설탕을 반입해 물가와 민심 안정 효과를 노리면서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하고 김 위원장의 대외적 성과를 강조하려는 복합적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대규모 설탕 반입은 외교무대에서의 원수님(김 위원장) 영도의 위대성을 부각하는 교양 사업으로 재해석돼 대대적인 학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의 이번 대규모 설탕 반입은 그 자체로 대북 제재 위반 사항은 아니다. 설탕과 같은 일반적인 식료품은 인도적 물품으로 여겨 제재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부터 북한과의 대규모 물자 거래에 관해서는 자금의 흐름이나 운송 과정의 투명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한이 합법적인 품목 거래를 통해 확보한 외화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전용할 가능성이 있고, 운송 과정에서 제재 품목을 들여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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