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의류업자들 가을·겨울 의류 밀반입…주로 부유층 겨냥

소비 위축으로 예년과 달리 거래 활발하지 않아 수입 물량 조절 중…의약품 끼워 들여오는 데도 적극적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의류업자들이 중국에서 가을 의류를 반입하고 있으며, 겨울철에 대비해 니트류와 패딩류 견본품도 들여와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의류업자들이 가을 의류 수입과 함께 겨울 의류 견본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에 따른 장마당 거래 위축으로 일반 주민들보다는 신흥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의류 수입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는 가을 의류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후드티나 자켓이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혜산시 의류업자들이 밀무역으로 들여온 가을 의류는 다른 지역에도 도매 형식으로 공급되고 있으나 예년과 달리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의류업자들이 수입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요즘은 장마당에서 의류 가격을 물어보는 주민들은 많지만, 실제 구입까지 이어지기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그러다 보니 (의류)업자들도 실정에 맞게 개수를 줄여 판매 가능성이 있는 만큼만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거래 규모 자체가 예년보다 축소되면서 의류업자들의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의류업자들은 겨울철을 겨냥해 중국산 겨울 의류 견본품을 반입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대의 니트류와 패딩류를 소량으로 들여와 주민들의 반응을 살핀 뒤, 판매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간부 집 안해(아내)들이나 돈 많은 부유층들은 겉모습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은 비싸도 잘 팔린다”면서 “이에 일부 업자들은 이들을 저가 대중 상품보다 경제력 있는 주민들을 주 대상으로 삼아 고급 동복(패딩)이나 뜨개옷(니트)을 우선적으로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환율 폭등과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혜산시 장마당을 비롯한 각 지역의 장마당에서는 대중적인 상품이 잘 팔리지 않고 있는데,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상품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반 주민과 부유층 간 소비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최근 장마당에서 감기약, 해열제와 같은 수입산 의약품을 찾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의류업자들이 의류 밀무역 과정에 의약품을 끼워 넣어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산 의약품도 다양하게 나와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그래도 주민들은 수입산을 더 선호한다”면서 “계절이 바뀌는 시기나 겨울철에는 감기약, 해열제, 진통제 등이 특히나 잘 팔리기 때문에 약을 미리 확보하려는 상인들의 의약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약품은 꼭 필요한 필수품이어서 생활난이 심화해도 수요가 줄지 않는다”며 “팔리지 않을 걱정이 없고, 코로나 때처럼 국경이 막히면 아예 수입이 끊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확보해 두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업자들이 의약품을 끼워서 반입하는 것에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