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외화 환율이 급등하고 내화 가치가 폭락한 가운데, 위조 화폐도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부랴부랴 위조 화폐 단속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12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각 지역 은행과 안전부, 동사무소, 시장 등에 위조 화폐에 관한 포치(지시)문이 나붙었다.
‘가짜돈을 발견하였을 경우 처리방법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치문에는 ‘중앙은행지시 제20호 돈다루기 규정 세칙에 따라 은행기관은 주민들로부터 가짜돈을 발견하였을 때 즉시 회수하고 회수한 날짜, 장소, 화폐 특징, 가짜 화폐를 소지한 주민의 신분 정보를 확인한 후 회수증을 작성해 주민에게 발급해주는 것과 함께 해당 인민안전기관에 통보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이는 은행이나 국가외환봉사소, 협동화폐거래소 등 공식 외화 거래 기관이 위조 화폐를 발견했을 경우 취해야 하는 행동 수칙을 안내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당국은 지시문에서 언급한 가짜 화폐가 위조 달러나 위안화 등 외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북한 돈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 화폐는 북한 돈이 아니라 외화여서 북한 주민들은 포치문에서 언급된 화폐를 달러나 위안화로 인식하고 있다.
인민안전기관이란 행정기관인 인민위원회와 사법기관인 안전부를 일컫는 것으로, 주민 정보를 관리하는 인민위원회와 경찰 조직인 안전부가 위조 화폐 유통 사례와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위조 화폐가 확인되면 위조 화폐의 특징과 이를 소지한 주민에 대한 정보를 전산 체계에 입력하는데, 이 같은 정보가 인트라넷을 통해 인민위원회와 안전부 등에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화폐 위조자 및 위조 화폐의 유통경로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해당 포치문에는 위조 화폐를 소지한 주민들이 해야 하는 행동 수칙도 담겨 있다. 실제 포치문에는 ‘가짜 화폐를 소지한 주민은 은행기관으로부터 가짜 화폐라는 것이 확인되면 이유와 조건에 관계없이 즉시 은행기관에 바쳐야 하며 그 근거로 가짜 화폐 회수증을 받아가야 합니다’라고 안내돼 있다.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돈이 위조 화폐인 경우 이유를 막론하고 무조건 은행에 내야 하고 대신 위조 화폐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증명서인 ‘회수증’을 수령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재한 바에 의하면 회수증은 화폐와 비슷한 크기의 직사각 형태로 연한 핑크색을 띠고 있다. 회수증의 가운데에는 절취선이 있어 반은 은행이 보관하고 나머지는 가짜 화폐 소지자가 보관하게 돼 있다고 한다.
또 회수증에는 고유번호가 기재돼 있어 어느 지역, 어느 기관이 몇 번째로 발행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이번 포치문에 위조 화폐 발견 시 은행과 주민의 행동 수칙에 대해 안내했을 뿐 위조 화폐 소지자에 대한 처벌 방법을 명시하진 않았다.
최근 북한 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한 이후 위조 달러와 위안 등 가짜 외화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고자 이런 내용의 포치문을 나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북한 내 달러 및 위안 환율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각각 2만 7500원, 3800원대였지만, 8월 중순께 갑자기 4만 3000원, 5600원대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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