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안내원 집중 교육하며 외래어·한국식 표현 통제 지침 내려

햄버거는 '다진고기 겹빵', 노래방 기계는 ‘화면 반주기계’…외부 사상문화 침투 차단이 기본 목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6일 “세계를 앞서나가려는 우리 인민의 애국적 열정을 배가해주는 긍지스럽고 고무적인 창조물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이 6월 24일에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강원도 원산시 등 주요 관광 거점 도시들에서 활동하게 될 관광 안내원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8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주요 관광 거점 도시들에서 외국인을 상대할 관광 안내원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데 대한 당의 지시가 지난달 초 내려졌고, 지난달 21일부터 전국적으로 교육에 들어가 원산시도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당 간부부 성원들이 직접 책임지고 진행하는 이번 관광 안내 교육에 원산시에서는 도내 외국어대학 졸업생, 관광총국 소속 안내원 후보자 등 약 20~30명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교육에서는 관광 안내원이 갖춰야 할 기본 자세와 직무 규범이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생들은 관광객 응대 및 접대 요령, 복장 규정, 행동 원칙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고, 이와 관련한 구호나 문구도 반복적으로 외우도록 지시받고 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 표현 등 언어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특이한 것은 북한 내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에 대한 통제 지침도 교육 중에 내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햄버거는 ‘다진고기 겹빵’, 아이스크림은 ‘에스키모’ 또는 ‘얼음보숭이’, 노래방 기계는 ‘화면 반주기계’로 부르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부지불식간에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 한국식 표현을 철저히 배제하고, 의식적으로 우리식 어휘나 표현을 쓸 것을 관광업 종사자들에게 주입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새로운 외화벌이 창구로 관광산업을 적극 활용·확대하려는 국가의 전략 속에서 최일선에 서는 관광업 종사자들의 언어 질서를 확립하고 외부 사상문화의 침투를 차단하려는 것이 기본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교육받고 있는 교육생들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고 한다. 실제 일부 교육생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외래어를 써야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며 언어 통제 지침을 의아하게 여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생들은 “관광 안내원이 좋은 일자리인데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교육 중에 탈락할 수 있다”면서 밖으로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입조심하며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번 교육 기간은 총 3개월로, 교육이 끝나면 시험을 통해 최종 선발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기본 태도와 복장, 지정 용어 숙지 및 규정 암송 여부, 외국어 구사력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을 치러 ‘준비된 인원’만을 남기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