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철 맞아 개 도둑 기승…수면제 섞은 먹이로 유인해 훔쳐 가

장사꾼에게 선금받았는데 도둑맞으면서 빚 지게 되는 경우도…피해 잇따르자 주민들 한숨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경성단고기(개고기)집.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삼복철을 맞아 개고기 수요가 늘자, 수면제를 섞은 먹이를 미끼로 개를 유인해 훔치는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를 도둑맞은 주민들은 분노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북청군, 홍원군 등 도내 일부 군(郡)들에서 주민들이 정성 들여 키운 개를 도둑맞는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 도난 사건은 삼복철에 특히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북한에서는 단고기라 불리는 개고기가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삼복철에 개고기를 먹는 것이 하나의 연례행사이자 전통적인 문화로 자리 잡혀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삼복철이면 개고기 수요가 급증해 개고기 가격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다. 그래서 주민들은 삼복철에 맞춰 조금이라도 더 비싼 값에 개를 팔아 생활비에 보태려 어려운 살림에도 정성을 다해 개를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이 시기에는 개 도둑도 기승을 부려 주민들이 낮이고 밤이고 눈 깜빡할 사이에 개를 도둑맞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일년내내 공들여 키운 개를 팔아야 할 시점에 도둑을 맞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겠느냐”며 “일부 집은 장사꾼들에게서 미리 선금을 받아둔 상태에서 개를 도둑맞아 빚을 지게 되면서 분노감과 허탈감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개 도둑들은 주로 수면제가 섞인 먹이를 써서 훔쳐 가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둑들은 먹을 것을 조금씩 던져주면서 경계를 무너뜨려 훔쳐 가는데, 이 과정에서 위험을 피하려 먹을 것에 반드시 수면제를 섞는다”며 “개가 잠들지 않으면 도둑이 물리거나 갑자기 짖는 소리에 범행이 발각될 위험이 크니 아예 개를 잠재워서 훔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제를 섞은 음식을 미끼로 개를 유인해 훔치는 범행 수법이 알려진 것은 최근 실제 이 방식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던 도둑들이 현장에서 붙잡히면서 드러났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앞서 지난달 26일 북청군에 사는 60대 주민이 무더운 날씨에 개에게 물을 주기 위해 마당에 나갔다가 자신이 주지 않은 먹이를 개가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으나 한참 뒤 마당에 다시 나와 보니 대문 밖에 50대 남성 2명이 서 있었고, 이 주민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그는 즉시 이웃 주민에게 전화를 걸어 “집 앞에 수상한 남성들이 있으니 살펴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전화를 받은 이웃 주민이 멀리서 상황을 몰래 지켜봤는데, 50대 남성 2명 중 1명은 주변을 경계하며 망을 보고, 다른 1명은 개에게 계속 먹이를 던져줬다.

이웃 주민은 이들이 개를 훔쳐 가려 유인하는 것이라 확신해 곧장 담당 안전원(북한 경찰)에게 신고했으며, 결국 이 남성들은 출동한 안전원들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후 안전부 조사 과정에서 이들은 실제로 개를 훔쳐 가려고 했으며, 이런 수법으로 이미 여러 차례 개를 훔쳐 팔았다고 자백했다.

당시 이 도둑들이 던진 먹이를 정신없이 먹은 개는 수면제 약기운에 쓰러졌다가 4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깨어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