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부 지역에도 폭우 쏟아져…구장군 피해 축소로 문제시

산사태와 급류로 최소 20명 사망자 발생…피해 사실 축소·은폐한 지역 간부들 크게 처벌 받아

7월 22일 북한 조선중앙TV의 날씨 보도.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7월 하순 북한 평안북도 구장군에 폭우가 쏟아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구장군에 많은 비가 내리고 특히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되면서 군내 중소형 발전소 설비가 유실되고 송전탑이 쓰러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는가 하면 다수의 교량이 붕괴돼 교통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군에서 자체적으로 건설해 운영하던 신흥발전소는 이번 폭우에 무너지고 대부분의 설비가 떠내려가는 심각한 피해를 봤다.

또 이번 폭우로 인해 운룡리, 수구리, 룡연리 등지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최소 20명의 주민이 실종되거나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역의 간부들은 이 같은 피해 상황을 축소·은폐해 허위 보고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식통은 “운룡리(농장) 관리위원장이 관내에서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4명으로 축소 보고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며 “군(郡)에서 피해 보상금으로 사망자 1인당 국돈(북한 돈) 100만 원을 책정하고 소량의 소비품(생필품)도 공급하자 유가족들이 사망자 누락을 문제 삼고 항의하고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안은 도당위원회에까지 알려져 폭우 피해 사실 축소 및 은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실제 지역 간부들이 피해 사실을 허위로 보고한 것이 확인됐고, 이에 따라 이달 초 운룡리 관리위원장은 철직돼 농장원으로 강등되고 타지역에 배치됐다.

아울러 구장군 내 피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책임으로 군 인민위원장을 비롯한 인민위원회 일꾼들과 군 당위원회 일꾼 등도 처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북한 내 인프라의 취약성과 지방 권력층의 허위 보고 관행 및 미흡한 위기 대응 실태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야 이렇게 밝혀진 것일 뿐 비슷한 (허위 보고) 사례는 다른 곳들에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며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는 등 무덤덤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기상관측소에서는 구장군 지역의 누적 강수량을 400㎜가량이라고 밝혔으나 현지 측정 결과는 450㎜를 훌쩍 넘었다는 주장도 제기돼 일각에서는 기상 측정의 부정확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