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TV에서 오랜 기간 방영돼 온 대표적인 예술영화 ‘곡절 많은 운명’이 주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중국 드라마 ‘부모의 사랑’(父母爱情)과 이를 비교하며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요즘 옹진군 농촌 지역에서는 44부작 중국 연속극(드라마) ‘부모의 사랑’을 보고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설령 이 연속극의 내용의 절반이 거짓이라 해도 실제 우리 삶에도 있었을 만한 일들이라 특히 나이 든 세대가 몰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의 사랑’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약 50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가난한 농촌 출신의 군 장교와 부유한 자본가 집안 출신의 지식인 여성이 만나 갖은 역경을 딛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계급 성분이 강조되던 시기에 서로 다른 계급으로 융화될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과 결혼, 반우파 투쟁 시기 지식인들에 대한 정치적 박해, 대약진 운동의 실패와 대기근의 위기, 문화대혁명에 따른 수난과 갈등, 개혁개방 이후 개인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적 변화 분위기 등 중국 현대사에서의 굵직한 정치적 상황들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설정 없이 평범한 이들의 삶과 일상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 내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고, 현재도 중국의 지방 방송국에서 꾸준히 재방영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소식통은 “주인공 남성이 성분이 좋지 않은 아내의 집안 배경 때문에 승진에 어려움을 겪고 하대받는 내용, 문화혁명 시기에 낙인찍혀 추방된 여주인공 언니 부부의 사연 등이 너무 현실적이라 지금 우리 사는 모습과 다를 게 없다고들 말한다”고 “몇몇 주민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크게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은 이 드라마를 북한 영화 ‘곡절 많은 운명’과 비교하면서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곡절 많은 운명’은 출신 성분이 좋지 않은 지식인 계층의 시련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부모의 사랑’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들이 노동당의 품에 안겨 사회주의 체제와 이념에 부합하는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며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식통은 “‘곡절 많은 운명’을 두고서는 성분이 나빠도 당의 배려로 얼마든지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설정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며 “그래서 주민들은 반어적으로 ‘곡절이 아니라 행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현실에서는 아무리 충성을 해도 성분이 나쁘면 평생 제자리고, 그 운명선을 못 바꿀뿐더러 그것이 대를 이어 물려진다”며 “사람들은 실제로 그런 인물이 있다면 정말 당의 특별한 은혜를 입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일 것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북한 사회에서 성분이 여전히 개인의 삶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는 것으로,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당의 배려’는 현실과 동떨어진 선전용 설정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주민들의 반응이라는 얘기다.
결국 ‘성분’이라는 비슷한 요소를 다루면서도 보편적인 삶과 사랑에 집중한 중국 드라마가 훨씬 더 공감대를 끌고 있고, 이에 상대적으로 북한 영화는 주민들에게서 외면과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물에 갇힌 인권] 존재하지 않는 듯 살아가는 중국 내 北 노동자](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19/04/DSC01623-218x150.jpg)
![[교양 밖 청년➄] 北 청년들, 단속원 머리 위에서 한류 즐긴다](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0/12/마이크로SD카드-더미-218x150.jpg)






![[남북통합] 미래세대가 준비해야 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제](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12/20251210_lsy_유니프랜드-썸넬-100x70.jpg)

